“서해5도 지키는데 남녀 따로 있나요”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2월 2일 03시 00분


백령도 여성예비군 38명 유사시 소총 들고 軍지원

국내 최초로 창설된 백령면 진촌리 여성 예비군면대 사무실에서 예비군 정진명, 김정
단, 노혜란 씨(왼쪽부터)가 방독면과 손전등 등 비상물품을 점검하고 있다. 백령도 여
성예비군은 총 38명에 이른다. 백령도=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국내 최초로 창설된 백령면 진촌리 여성 예비군면대 사무실에서 예비군 정진명, 김정 단, 노혜란 씨(왼쪽부터)가 방독면과 손전등 등 비상물품을 점검하고 있다. 백령도 여 성예비군은 총 38명에 이른다. 백령도=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내심 겁도 나지만 내 고장을 지키는 일에 남녀노소가 따로 없지요.”

1일 인천 옹진군 백령면 진촌리 예비군면대 사무실. 군복과 군화를 착용한 여성 예비군 소대원들이 방독면 손전등 등 비상물품을 점검하고 있었다. 이들은 1989년 여성 예비군으로는 국내 처음 창설된 ‘백령도 여성 지원예비군’ 소대원이다. 올 3월 천안함 폭침 당시에는 장촌포구에서 군인들의 식사 배식을 담당했다. 현재 총 38명의 백령도 여성 예비군은 1년에 6시간씩 사격 화생방 구급법 등 군사훈련을 하고 있다.

갓난아이를 둔 20대 초보 주부부터 아들을 군에 보낸 50대 주부에 이르기까지 연령층이 다양하고 가정주부 상인 농민 자영업 공무원 등 직업도 각양각색이다. 고향이 백령도인 소대장 김정단 씨(43·삼성화재 직원)는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은 민간인에게 겁을 줘 서해 5도를 주민이 없는 섬으로 만들기 위한 술책”이라며 “북한의 어떠한 도발에도 맞서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다짐했다. 소대원 정진명 씨(47·자영업)는 “초등학교 6학년인 늦둥이 아들을 반드시 해병대에 보낼 것”이라며 “접경지역에 사는 주민이 참여하는 예비군 활동은 자식의 안보교육에도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성 예비군들은 유사시 소총과 방독면 등을 지급받아 군인처럼 활동한다. 매년 1회 민관군경 안보사격대회를 비롯해 서바이벌사격, 화생방교육에 참여하고 유사시에는 간호업무 보조 등 전투근무지원을 한다. 평소에는 빈병 폐지 고철 등을 수거해 조성한 수익금으로 홀몸노인과 소년소녀가장을 돕는다.

백령도=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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