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 정도가 심하거나 거동이 불편한 사람의 집을 찾아가 공연을 펼치는 문화나눔사업이 국내 처음으로 부산에서 시행된다. 사업 명칭은 ‘착한그물’. 경제적 여건이 어려운 사람들에게 다양한 문화예술을 경험하도록 지원하는 문화바우처사업의 일환이다.
부산시와 부산문화예술교육연합회, 원도심 창작공간인 ‘또따또가’는 부산지역 재가복지세대를 대상으로 ‘착한그물’ 사업을 13∼16일 시행한다고 6일 밝혔다. 그동안 이주노동자, 노인, 재소자, 새터민, 저소득층은 문화바우처사업을 통해 문화 욕구를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었다. 반면 몸이 불편하거나 장애가 심해 집밖으로 나가지 못하는 재가복지가구는 사실상 ‘문화 사각지대’였다.
지난달 말까지 신청을 마감한 결과 290가구가 신청했다. 예정한 200가구를 훨씬 넘긴 것. 프로그램은 서양음악, 국악, 대중음악, 미술, 사진, 카툰, 문학, 무용(몸짓), 영상 등 9가지. 신청자들에게 프로그램을 미리 알려주고 직접 고르도록 했다. 맞춤형으로 진행되는 프로그램 신청은 사진이 146가구로 가장 많았다. 바깥세상에 대한 동경과 활동욕구가 사진을 선택한 이유로 보인다. 다음으로 국악 89가구, 미술 18가구, 클래식 연주 10가구, 문학 9가구, 대중음악 연주 7가구, 카툰 5가구, 무용몸짓 4가구, 영상 2가구 등이었다.
이들 가구에는 예술가들이 찾아가 다양한 문화나눔활동을 펼친다. 사진 신청인에게는 사진을 찍어 보는 기회와 함께 원하는 사진도 찍어준다. 문학 신청인에게는 남기고 싶은 이야기를 산문이나 시로 엮어준다. 음악 분야 신청인에게는 다양한 악기로 연주를 해 준다.
예술인들은 앞으로도 계속 이들과 인연을 맺으면서 문화서비스를 실천할 계획이다. 문화바우처 담당인 문화체육관광부 용호성 여가문화정책과장은 “부산지역 착한그물사업은 전국은 물론이고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는 일”이라며 “전국적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부산시도 내년부터 이 사업을 전 재가복지가구로 확대할 방침이다. 부산문화예술교육연합회 차재근 회장은 “프로그램 신청가구들이 어려운 이웃인 데다 연말에 시행되는 만큼 따뜻한 사랑을 전할 개인 및 기업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051-466-1978, 469-19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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