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에서 발주한 연구를 맡은 국립대 교수들이 제자인 연구원들의 인건비를 상습적으로 빼돌리거나 제자 박사논문을 표절해 제출했다가 경찰에 적발됐다. 이들은 연구원 통장과 현금카드를 직접 관리하거나 서류에 가짜 연구원을 만들어 수시로 인건비를 챙긴 것으로 밝혀졌다.
부산지방경찰청 수사과는 6일 1인당 수천만 원씩 인건비를 횡령한 혐의(업무상 횡령 등)로 부경대 교수 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교수와 짜고 연구원 인건비를 빼돌린 대학 산학협력업체 M사 이모 대표(38)도 입건했다. 이들을 연구보조원으로 올려 돈을 빼돌린 부경대와 사립대 교수 각 1명도 수사 중이다.
경찰에 따르면 A 교수는 2005년 제자 이모 씨가 박사과정 논문으로 낸 휴대전화 주파수 연구와 관련된 사업수행계획서를 정보통신연구진흥원에 냈다. A 교수는 이 계획서에서 제자 논문을 70%가량 인용해 연구비 3800만 원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대학원을 자퇴한 제자를 연구보조원으로 올려 73차례에 걸쳐 2580만 원을 횡령한 혐의도 받고 있다.
B 교수는 2008년부터 올해까지 연구보조원 5명의 현금카드를 관리하면서 중소기업청에서 받은 인건비 가운데 30%가량만 전달하고 6010만 원을 개인 용도로 사용한 혐의다. B 교수가 관리한 연구보조원 현금카드만 26장이었다. C 교수도 같은 방법으로 51차례에 걸쳐 3740만 원을 횡령한 혐의다. D 교수는 연구실 총무 명의의 공용계좌를 만든 뒤 연구보조원 10명의 인건비(7377만 원)를 이 계좌로 입금해 723만 원을 해외출장비 등으로 사용했다. 이 교수는 수사가 시작되자 2500만 원가량을 대학 측에 반납했다.
E 교수는 M사 이 대표와 짜고 정부 지원 연구비를 지급 대상이 아닌 M사 직원 급여 명목 등으로 97차례에 걸쳐 6135만 원을 지급했다. 또 연구원 2명의 지급계좌에서 1279만 원을 유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M사에는 E 교수 부인이 연구원으로 근무하고 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