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오전 11시경 강원 횡성군 주민생활지원과에 한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어려운 이웃에게 500만 원 상당의 쌀을 나눠주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묻는 내용이었다. 담당 직원이 기탁 방법과 절차를 안내하자 약 1시간 뒤 전화가 다시 걸려왔다. 지역의 한 농협에 쌀 대금을 지불했으니 어려운 이웃에게 전해 달라는 것. 쌀 20kg들이 130포였다.
횡성군은 이 기부자의 뜻에 따라 쌀을 관내 소년소녀가장, 다문화가정, 한부모가정, 홀몸노인 등 저소득 가정에 전달할 계획이다. 횡성군 관계자는 “기부자가 자신의 신분을 밝히지 말아 달라고 신신당부했다”며 “그는 지난해 12월부터 관내 희귀난치성 질환을 앓고 있는 어린이들을 위해서도 매달 100만 원을 강원도공동모금회에 전달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17일에도 신분을 밝히지 않은 한 노인이 횡성군을 방문해 쌀 20kg들이 200포(840만 원 상당)를 기부했다. 70대로 추정되는 이 노인은 관내 모 정미소에 쌀을 맡겨두었다며 생활이 어려운 가정에 전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2008년과 2009년에도 쌀을 기부한 데 이어 올해가 세 번째다. 이 노인은 자신의 인적사항을 알려주지 않았다.
정병무 횡성군 주민생활지원과장은 “익명을 요구한 독지가들의 기부에 큰 감동을 받았다”며 “횡성군에서의 쌀 기부가 릴레이처럼 이어지고 기부 문화가 사회 전반으로 퍼져 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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