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기업유치로 ‘폐광촌’ 탈피… 화순군의 비결은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2월 10일 03시 00분


기업유치 서비스 종합만족도 전국 228개 시군구 중 1위

몇 년 전만 해도 전남 화순군은 광주의 그늘에 가린 ‘베드(bed) 타운’ 정도로 인식됐다. 한때 전남에서 손꼽히는 석탄 산지였지만 겨우 명맥만 유지하는 폐광촌이었다. 2016년이면 폐광촌에 지원되는 보조금이 중단되기 때문에 화순군은 새로운 활로를 찾아야 했다. 그 돌파구가 기업 유치였다.

○ 기업 유치에 총력


화순군은 2008년 백신산업 유치를 위해 전남대 의대와 함께 연구팀을 꾸리고 산업자원부(현 지식경제부)와 기업들을 찾아다니며 “원하는 연구개발(R&D)이 무엇이든 다 들어주겠다”며 설득했다. 열심히 발품을 판 끝에 국내 의약계 선두주자인 녹십자의 마음을 움직였다. 당시 녹십자 관계자는 “수도권에서 멀고 고급 인력 유치가 힘들어 화순에 투자하기가 쉽지 않았지만 직원들의 열정에 감복해 백신공장을 짓게 됐다”고 말했다. 녹십자는 2008년 10월부터 화순의약산단에서 독감백신을 생산하고 있다.

지식경제부는 최근 3년 내에 공장 신·증설 경험이 있는 제조업체 2340개를 대상으로 자치단체 기업 유치 서비스 만족도 조사 결과를 8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에서 화순군은 전국 228개 시군구 가운데 종합만족도가 68.3점으로 1위를 차지했다. 화순군은 기업 유치를 위해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유치 뒤에도 각 실·과·소장 및 읍·면장이 1인 1기업을 담당하고 정기적으로 애로사항 청취 간담회를 개최하는 등 수요자 중심의 서비스를 펼친 것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 원스톱 민원 처리

화순군은 최근 군에 인허가 부서를 새롭게 편성하고 직원 18명을 배치해 기업들의 각종 인허가 민원을 원스톱으로 처리하고 있다. 투자 유치 및 기업 지원 업무를 담당하는 직원만 25명에 이른다. 기업체가 필요로 하는 애로사항을 청취, 개선해 실질적인 도움을 주자는 취지에서 ‘기업후견인’제도도 운영하고 있다.

화순에 투자하는 기업에 무상으로 6만6000m²(약 2만 평)가 넘는 토지를 빌려주는가 하면 기업을 유치하는 군민에게 최고 3억 원의 포상금을 주는 방안까지 마련했다. 입주기업 편의를 위해 진입도로 포장 및 기반시설 구축에도 힘을 기울였다.

화순군에 이어 전남 광양시가 67.7점으로 2위에 올랐다. 광양시는 산단개발추진단 직원 35명이 산단 조성 및 기업 유치, 사후관리를 위한 원스톱 서비스를 하고 ‘1사 1핵심기술 맞춤정보 제공’ ‘생산현장 애로기술지도’ 등 중소기업 지원사업을 벌이고 있다. 목포시(64.7점·8위)와 함평군(62.1점·13위)도 상위 15위에 포함됐다. 지경부는 종합만족도 상위 15개 자치단체에 앞으로 1년간 지방투자촉진보조금 지원 때 국비 보조비율을 상향 조정하는 등 인센티브를 제공할 방침이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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