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계명대 홍보 우리가 책임진다”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2월 10일 03시 00분


재학생 10명 고교 50곳 돌 입시설명회, ‘맞춤형 입학상담’ 인기… 학교지원율 높여

7일 오후 대구 달서구 신당동 계명대 입학처 사무실. 대학생들이 열띤 토론을 펼치고 있었다. 가만히 보니 남녀 2명은 교복 차림이다. 이들은 학교 입학전형에 대해 발표하는 중이었다. 계명대 홍보도 빠지지 않았다. 나머지 학생은 자세와 발음 등을 교정해줬다. 대학생들이 모교 입학 홍보에 나서고 있는 셈. 인사를 건네자 우렁찬 대답과 함께 명함이 되돌아왔다. ‘입학홍보요원 이끄미(대학 합격의 길로 이끌어 주는 사람) ○○○’이라고 적혀 있다. 직장인 못지않은 디자인의 명함에는 자신의 얼굴 사진도 들어있다. 이끄미 팀장을 맡고 있다는 권유경 씨(20·여·일본어학과 2년)는 “입시생들에게 친근감을 주기 위해 교복 형태로 된 복장을 한다”면서 “학교 지원율은 물론이고 이미지까지 책임지고 있는 당당한 홍보요원”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지역 대학들이 신입생 유치 경쟁에 돌입한 가운데 계명대 입학전문 홍보요원이 눈길을 모으고 있다. 재학생 10명으로 구성된 이들은 11월 말부터 최근까지 지역 50여 개 고등학교를 방문하는 입시설명회 강행군을 계속하고 있다. 두세 명이 교직원과 짝을 이뤄 하루에 고교 두 곳 이상을 방문한다. 여름방학 기간에는 경남 통영시 거제시까지 찾아가는 등 올해 총 180곳을 다녀왔다. 대학생이지만 수준은 전문가다. 홍보요원 선발 때부터 치열한 경쟁을 거치는 데다 연설능력 교육, 이미지 개선, 화장법 등의 교육을 체계적으로 받기 때문. 방학 기간에 극기 훈련, 스킨스쿠버, 다도(茶道), 스키강습 등 다양한 교육도 받는다. 이준영 씨(24·경영정보학 2년)는 “남자도 화장하는 방법을 배운다”며 웃었다.

입학상담도 주요 업무다. 수시로 변하는 입학 모집요강은 달달 외운다. 지원자 성적 및 통계자료를 바탕으로 맞춤식 상담도 펼친다. 한번 맺은 인연으로 대학 합격 때까지 가이드해준다. 문자메시지 상담을 주로 한다는 정세일 씨(22·전자공학과 2년)는 “수시 전형 때 월평균 문자비용만 3만∼4만 원을 지출할 정도”라고 전했다. 이들의 활동은 인터넷에서 더 빛난다. 회원수 2만여 명에 이르는 ‘계명어울림’을 운영하고 있다. 2004년 11월 문을 연 이곳은 하루평균 500명이 방문하고 10명이 가입하고 있다. 이끄미들은 이곳에서 입시 및 편입상담을 일대일 방식으로 한다. 추은설 씨(19·여·중국어학과 1년) 미니홈피는 하루 방문자가 수천 명에 이를 정도로 인기다. 이들은 학과 공부도 게을리하지 않아 대부분 성적 우수 장학생이다. 2월에는 이끄미 출신이 공기업에 취업하는 등 홍보요원 활동이 취업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 계명대는 이들에게 장학금(월 60만 원), 연수기회, 취업 시 우선 추천 등의 혜택을 준다. 이끄미 활동 성과도 물론 있다. 학교 측은 2007년 대비 올해 지원자가 10% 이상 늘었다고 분석하고 있다. 강문식 입학처장은 “이끄미는 선배로서 학생들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는 것이 강점”이라며 “학교 이미지와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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