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 앞에 서 있던 한 초등학생 앞으로 매끈한 중형 세단이 “끽” 하고 선다. “아들!”이라고 외치는 한 남성에게 초등학생이 달려간다. 백화점 식당에서 맛있는 저녁을 먹으며 아들은 오늘 학원에서 배운 것들을 아빠에게 자랑한다.
드라마나 영화 속에 등장하는 ‘싱글대디’는 비교적 ‘좋은’ 모습을 하고 있다.
하지만 현실은 전혀 다르다. 싱글대디들은 살면서 양육과 교육 등 자녀 문제나 경제력 등으로 힘들어하고 있다. 9일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이 발표한 ‘서울시 한부모가족 실태조사’에 따르면 싱글대디로 대표되는 남성 한부모가족이 겪는 가장 큰 어려움은 자녀 양육과 교육 문제(42.6%)로 나타났다. 경제적 문제(22.5%), 청소 빨래 같은 집안일(21.7%) 등 ‘엄마’의 부재로 인해 나타나는 문제점들이 뒤를 이었다. 특히 소득수준이 낮을수록 자녀 양육에 문제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월수입 200만 원 미만의 남성 한부모가족 중 자녀 양육 및 교육으로 힘들어하는 비율은 전체의 40.6%로 월수입 200만 원대(27.3%)나 300만 원 이상 가족(34.9%)보다 높았다.
문제점은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에서도 나타났다. 이혼이나 사별 등으로 한부모가족이 된 후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에 대해 전체의 42.2%가 ‘전보다 서먹해졌다’고 답했다. ‘과거보다 친해졌다’는 응답은 5.4%에 불과했다.
이번 조사는 서울시내에 사는 남성 한부모가족 가구주 258명을 대상으로 현장 설문조사한 것이다. 현재 서울시내 한부모가족 31만7000가구 중 남성 한부모가족은 6만3000가구로 전체의 20%를 차지하고 있다. 최근 통계청은 싱글대디를 복지 사각지대에 놓여 있어 정부의 정책 마련이 시급한 계층(폴리슈머)으로 규정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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