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치의학·약학전문대학원을 세웠던 대학들이 대부분 예전의 의대, 치의대 체제로 돌아가기로 결정하면서 의학전문대학원(의전원) 진학 등을 목표로 한 학과를 신설한 대학들이 고민에 빠졌다.
의·치의학전문대학원 시범운영을 끝낸 대학들은 2015년과 2017년 두 차례에 걸쳐 의·치과대학으로 전환함에 따라 2017년 이후에는 전국에서 의전원은 5개교, 치의학전문대학원은 2개교만 남는다. 이에 따라 전문대학원 모집 정원이 크게 축소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전문대학원 입학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지방대와 의대, 의학·치의학전문대학원이 없는 대학들은 지난해부터 의전원 진학을 목표로 설정한 학과를 잇달아 설치했다. 강원대 의생명과학대학, 경희대 동서의과학과, 덕성여대 프리팜메드학부, 동국대 의생명공학과, 대구가톨릭대 CU인재학부, 성신여대 글로벌의학과, 숙명여대 의약과학과, 숭실대 의생명시스템, 인하대 기초의과학과, 조선대 기초의과학부 등이다.
이 학과들은 의학·치의학·약학전문대학원 입학 준비를 하는 대학생들이 대학 공부와 별도로 전문학원에서 입시준비를 하거나, 생명과학과 등 연계 전공을 선택하는 상황에서 대학들이 학원의 역할을 대신하면서 만들어졌다. 교과 과정도 생물학, 기초의약과학 등으로 의·치·약학전문대학원 진학 학원과 비슷하다.
하지만 관련 학과들은 개설 1, 2년 만에 미래가 불투명해지는 상황에 처하면서 학교 당국과 학생들 모두 혼란에 빠졌다. 특히 2011학년도 대학 진학을 앞두고 있는 학생들의 고민은 클 수밖에 없다. 의전원 관련 학과를 개설한 대학 중에는 2011학년도부터 모집 정원을 줄이거나 수시모집을 아예 보류한 곳들이 나오고 있다. 대구가톨릭대는 지난해 CU인재학부 정원 25명의 절반가량을 수시로 모집했으나 2011학년도에는 수시 모집을 폐지했다. 정시에서도 기초의치·약학 전공은 한 명도 선발하지 않았다. 조선대 기초의과학부는 지난해 수시 50명, 정시 50명 등 100명을 모집했지만 올해는 수시 15명 등 40명만 선발하기로 했다. 올해 수시모집을 통해 학생을 선발한 경우에도 인원이 축소되거나 경쟁률이 떨어지는 경향을 보였다. 경희대 동서의과학과는 지난해 8명을 모집하는 수시 2차 교과우수자전형에 77명이 지원해 9.63 대 1의 경쟁률을 보였으나 올해 수시 2차 교과우수자전형에는 8명 모집에 60명이 지원해 7.5 대 1로 낮아졌다. 다른 대학들의 상황도 거의 비슷하다.
조선대 기초의과학부 1학년인 박상현 씨(가명·19)는 “4년간 전문대학원 진학 준비 학원을 다니는 셈치고 입학했다”고 말했다. 전문대학원 진학 분야를 수정하는 대학들도 나오고 있다. 덕성여대 프리팜메드 전공은 약대 진학에 집중하기로 했다. 덕성여대 관계자는 “3학년부터 정원의 20% 정도를 본교 약학대학에 지원할 수 있게 하는 등 약대 진학 위주로 지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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