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울산공장 비정규직 노조(사내하청 노조)가 정규직화를 요구하면서 벌이던 공장 점거농성을 25일 만에 풀었다.
박유기 금속노조 위원장과 이경훈 금속노조 현대차 지부장, 이상수 현대차 비정규직 지회장은 9일 오후 3시 비정규직 노조가 농성을 벌인 현대차 울산1공장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위해 3자가 공동투쟁본부를 구성해 회사 측과 교섭을 하는 조건으로 이같이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울산1공장을 점거하고 있던 비정규직 노조원 250여 명은 기자회견 직후 자진 해산했다. 비정규직 노조는 지난달 15일부터 정규직화를 요구하면서 베르나와 클릭, 신형 엑센트를 생산하는 울산 1공장을 무단 점거해 농성을 벌여왔다. 회사 측은 이날 오후 9시 야간조부터 정상 조업에 들어갔다. 비정규직 노조가 점거농성을 풀기로 한 데는 현대차 정규직 노조가 평화적 사태 해결을 위해 적극적인 중재역을 맡아 노사 대화를 통한 중재안을 내놓은 것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농성 해제 후 박 위원장 등 3자 노조 대표와 현대차 강호돈 부사장, 사내 하청업체 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오후 4시부터 울산공장 본관 아반떼룸에서 협의를 벌였다. 이날 협의에서 노조 측은 △점거파업 농성자 500여 명(노조 주장) 고용보장 △비정규직 노조 지도부 신변 보장 △불법파견 교섭대책 요구 △고소고발 및 손해배상 청구소송 철회 등을 요구했다. 반면 회사 측은 “농성자 고용보장과 지도부 신변보장 등은 하청업체가 할 일로 불법파견 교섭은 법원의 최종 판결이 나온 뒤 논의할 수 있다”고 밝혀 협의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지역 경제계와 현대차 협력업체들은 환영 분위기가 역력하다. 최찬호 울산상공회의소 경제총괄본부장은 “점거 해제를 환영한다”며 “이번 사태를 교훈 삼아 재발 방지에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현대·기아자동차 협력회도 “앞으로 갈등구조를 이루기보다는 서로 화합하며 함께 성장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번 점거농성으로 현대차는 2만7974대의 차량을 만들지 못해 생산차질액이 3147억 원에 이른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