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화의 영향으로 한때 뒷전으로 밀려났던 대나무가 녹색성장 바람을 타고 화려하게 변신하고 있다. 대나무는 바구니 등 죽세품과 공예 등으로 인기를 끌었으나 화학제품 등장 이후 쇠퇴 일로를 걸었다. 하지만 최근 지구 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를 저감시키는 효과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천혜의 자연자원인 대나무를 이용해 산업화에 나서는 지방자치단체가 있다. 바로 죽향(竹鄕)으로 이름난 전남 담양군이다. 담양군의 대나무 면적은 1802ha로, 전국 대나무 면적의 25%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 대나무로 만든 친환경 자전거
담양군 대나무자원연구소는 대나무 생산업체, 수공예 자전거 기술자와 함께 대나무 자전거를 개발하고 있다. 자전거의 뼈대라 할 수 있는 다이아몬드형 프레임을 대나무로 제작하는 것이다. 내년 5월 시제품을 선보일 예정. 현재 분죽, 맹종죽, 왕대 등 대나무 종류별로 강도 테스트를 하고 보존처리 방법과 연결 부위 소재도 개발하고 있다.
대당 가격은 70만∼80만 원대로 비싸긴 하지만 충격 흡수력이 뛰어난 데다 무엇보다 제작 과정에서 환경오염이 ‘제로’에 가깝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크롬이나 강철 재질의 자전거는 제작 과정에서 탄소를 다량 배출한다.
대나무 자전거의 또 다른 장점은 튼튼하다는 것이다. 이런 점 때문에 영국, 미국, 가나 등 세계 몇몇 나라에서 대나무 자전거가 상용화되고 있다. 이송진 대나무자원연구소 연구원은 “채취한 대나무에서 30∼40% 수분을 빼내 건조한 뒤 처음과 같은 강도를 유지하는 게 관건”이라며 “대량생산 체제를 갖출 때까지 주문 생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기능성 제품 개발 봇물
담양군은 대나무로 새로운 소득원을 개발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순천대, 남부대, 하우스맥주업체인 광주브루어리와 함께 연구에 착수했다. 4월 ‘대나무를 활용한 식품개발 연구용역 최종보고회를 열고 ‘대나무 맥주’와 ‘죽순 소시지’, ‘닭육포’를 선보였다.
대나무 맥주는 제조 과정에 댓잎을 넣어 발효시킨 것으로 항산화 성분과 총 페놀 함량이 높아 노화를 억제하는 ‘참살이(웰빙) 맥주’다. 식이섬유와 단백질을 비롯해 칼륨과 인, 황, 마그네슘 등 죽순의 효능을 살린 소시지는 변비 예방과 여성 다이어트에 효과가 있다.
담양군은 죽순액으로 만든 세탁비누, 음료, 약품, 친환경 사료 등 기능성 제품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담양산 대나무의 우수성을 입증하는 유전자 분석과 품종 개량 등을 위해 대나무 관리시스템도 구축할 계획이다. 최형식 담양군수는 “연간 150만 명이 찾는 죽녹원 성공신화를 바탕으로 담양을 세계적인 대나무 산업의 메카로 만들겠다”며 “이를 위해 2015년 세계 대나무 문화엑스포를 개최하는 등 자연 치유도시로서 명성을 쌓아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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