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도동 측백나무숲, 민관학 함께 지킨다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2월 10일 03시 00분


“천연기념물 1호 보전”… 주민대표-시민단체-지자체-학계 34명 ‘협의회’ 발족

대구 동구 도동에 위치한 측백나무 숲은 전체 보호 면적 중 14% 정도만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대구 동구 도동에 위치한 측백나무 숲은 전체 보호 면적 중 14% 정도만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천연기념물 제1호인 ‘대구 도동 측백나무 숲’을 보전하기 위해 민관학(民官學)이 손을 잡았다. 대구경북녹색연합은 주민대표, 시민단체, 학계전문가, 지방의회, 지방자치단체 등 34명이 참여하는 ‘도동 측백나무 숲 보전협의회’를 발족했다고 9일 밝혔다. 협의회는 향후 전문가 간담회는 물론 실태조사도 병행한다. 환경지도자 교육과정을 개설해 주민 참여형 환경보전활동도 펼칠 계획이다. 앞서 대구 동구는 다양한 보존활동을 펼쳤다. 5월에는 숲 주변 폐쇄회로(CC) TV 4대를 설치해 보존 관리에 들어가는 한편 6월 활엽수 경쟁목 제거 등 주변 정비도 마쳤다. 내년 8월까지 예산 1100만 원을 투입해 식생조사도 한다.

도동 측백나무 숲은 1962년 12월 3일 천연기념물 제1호로 지정됐다. 원래 이름은 ‘달성의 측백수림’이었으나 달성군에 소재하지 않아 혼동을 줄 수 있다는 이유와 함께 수림(樹林) 한자어를 풀어서 명칭을 바꿨다. 현재 면적 3만5000여 m²(약 1만 평)에 1000여 그루가 자생하고 있다. 이곳 측백나무는 중국에서만 자라는 것으로 알고 있었던 품종이 남방한계선에 군락을 이루고 있다는 점에서 식물 및 유전학상 연구가치가 높다. 특히 100m 높이의 절벽에 나무들이 자라고 있어 관심을 모은다.

하지만 대구경북녹색연합이 2008년부터 최근까지 실태조사를 한 결과 서식 규모가 보존구역의 14% 정도만 남은 것으로 확인됐다. 기후변화, 가뭄, 이상기온 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관리시스템이 없는 것도 개체 수가 급격히 줄어드는 이유다. 인근에 대구∼포항 고속도로가 건설됐고, 조만간 대구 4차 순환도로가 생기는 등 생존 위협요인도 많다. 장윤경 녹색연합 사무처장은 “도동 측백나무가 생태문화자원이 될 수 있도록 다양한 보존 프로그램을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장영훈 기자j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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