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라벌고는 방송아카데미, 게릴라 수업 등 차별화 된 교육프로그램으로 학생들의 학업성적 향상을 돕는다. 사진 제공 서라벌고
20∼22일 서울지역 2011학년도 고입 후기전형 원서접수가 이뤄진다. 특수목적고나 자율형사립고에 지원하지 않은 학생과 학부모에게도 아직 선택은 남아있다. 자율형공립고, 과학중점학교 및 예술체육중점학교, 일반계고 등 다양한 학교 유형이 있기 때문.
많은 학생과 학부모가 일반계고보다는 특성이 있는 학교에 관심을 갖는다. 하지만 서울 노원구 중계동에 있는 서라벌고라면 사정이 다르다. 교육과학기술부 학교정보공시 사이트인 ‘학교알리미’(www.schoolinfo.go.kr)에 최근 등록된 ‘2010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결과’에 따르면, 서울지역 297개 일반계 고교 중 상위 20개교 안에 이름을 올린 남자고등학교는 서라벌고 한 곳이다. 이 학교는 2010학년도 대학입시에서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합격자 69명(졸업생 포함)을 배출하기도 했다. 이렇듯 뛰어난 성과를 내는 비결은 무엇일까.
○ 교양수업부터 영어듣기까지…서라벌 방송아카데미
서라벌고 2학년 박수열 군(17)은 학교에서 오전 7시 40분부터 공부를 시작한다. 이날 아침에 공부한 과목은 영어. 20분 동안 교내 영어방송을 들으며 교사가 직접 만들어 나눠준 방송 스크립트의 빈칸을 채워 넣었다. 이 프로그램은 서라벌고가 자랑하는 ‘서라벌 방송아카데미’. 1∼3학년을 대상으로 수학, 영어과목 외에도 교양문화, 독서논술 수업 등을 교내방송으로 진행하는 아침 프로그램이다. 매일 1교시 정규수업이 시작하기 전인 오전 7시 40분부터 20분간 진행된다.
박 군은 “방송아카데미 시간에 푼 영어, 수학문제만 문제집 2, 3권 분량”이라며 “집중하기 힘든 아침자율학습시간을 효율적으로 이용해 좋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점심시간도 허투루 보내지 않는다. 3학년 교실을 들여다보자. 점심시간이 끝나기 30분 전이면 담임교사가 들어와 자율학습을 지도한다. 학생들이 자습하는 동안 담임교사는 하루 학생 2명씩 심층면담을 진행한다. 면담을 통해 학생들은 공부방향부터 진로 상담까지 교사와 이야기를 나눈다. 1, 2학년 교실도 점심시간의 끝자락에는 교사의 지도 아래 ‘자율학습 모드’로 들어간다.
유석용 2학년 부장교사는 “흘려보내기 쉬운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성적을 끌어올리는 학생이 적지 않다”고 전했다.
○ 나만을 위한 맞춤 학습 프로그램…게릴라 강좌
서라벌고의 또 다른 자랑은 일명 ‘게릴라 강좌’다. 게릴라 강좌는 서라벌고의 독특한 방과 후 수업 프로그램. 학생들이 요구하는 강좌는 즉시 만들고 학생들의 만족도가 떨어지는 강좌는 빠르게 폐지한다는 데서 유래한 이색적인 강좌명이다.
학생이 언제든 필요한 수업을 신청하면 학교는 학생들의 수요를 종합해 강좌를 개설한다. 학생들은 성적과 적성 등에 따라 학기 중 최대 2개까지 들을 수 있다. 매일 정규수업이 끝나고 100분 동안 진행되는 게릴라 강좌를 통해 △수학, 과학 기본반 및 선행반 △과학영재반 △창의력올림피아드반 △독서 포트폴리오반 외에도 △한국사능력검정시험 △텝스 △수학인증시험 △KBS 한국어능력시험 △한자자격증 등 각종 시험 대비반이 운영되기도 한다. 학생의 요구와 수준에 맞춘 프로그램을 운영해 만족도가 높다.
수학 및 독서 포트폴리오 수업을 듣는 2학년 이정운 군(17)은 “방과 후 수학수업 때는 정규수업과 달리 문제를 푼 뒤 앞에 나가 친구에게 풀이방법을 설명한다”며 “풀이법을 직접 설명하고 친구들의 피드백을 받는 과정에서 수학적 개념을 나만의 표현으로 정확하게 정리하는 노하우를 갖게 된다”고 말했다.
서라벌고 김형기 교장은 “오랜 노하우를 바탕으로 운영되는 체계적인 학습프로그램의 우수성은 대학진학 결과로 입증되고 있다”면서 “학생들의 창의적이고 논리적인 사고를 길러주기 위해 ‘인문학 읽기 학술 심포지엄’, ‘경제 토론대회’, ‘미디어 공모전’ 등의 활동도 진행한다. 앞으로도 교육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계속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