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석준 군(11·서울대사범대학부설초 5학년)은 3학년 때부터 본격적으로 한자를 공부했다. 한자를 배운 뒤 달라진 점이 있다면 교과서에 나오는 어려운 단어를 한자로 풀어 이해하게 됐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국어책에서 ‘독서’란 단어를 보면 ‘아∼, ‘읽을 독(讀)’과 ‘책 서(書)’자가 합쳐져 책을 ‘읽다’란 의미구나’라고 이해하는 식이다.
6월 동아일보사와 한국인문사회연구원이 공동 주최한 한자·한자어휘능력검정시험 5급에 합격한 문 군은 “한자를 알면 어려운 용어를 봐도 한자의 뜻을 유추해 의미를 정확하고 쉽게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초등 고학년 때부터 교과서엔 어려운 한자어가 속속 등장한다. 초등 과학교과서에 나오는 ‘마찰력(摩擦力)’ ‘굴절(屈折)’, 사회교과서의 ‘관혼상제(冠婚喪祭)’처럼 한자를 모르면 의미를 파악하기 힘든 단어를 쉽게 볼 수 있다. 시험에 이 같은 단어가 출제됐을 때 단어의 의미를 아는 학생은 이해가 쉽지만 의미를 모르면 달달 외우는 수밖에 없다. 한자를 얼마나 아는가가 성적이나 학업성취도와 직결될 수 있다.
경기 일산초 6학년 김도훈 군(12)은 2학기 기말고사에서 전교 최상위권을 차지했다. 김 군의 어머니 배경순 씨(45)는 높은 성적의 이유로 ‘한자’를 꼽았다. 김 군은 6월 한자·한자어휘능력검정시험 2급을 취득했다. 배 씨는 “아이는 교과서에 나오는 모르는 단어는 반드시 한자어로 찾아 써본 후 해석한다”면서 “덕분에 교과 이해력이 높고 성적도 우수한 것 같다”고 말했다.
자녀의 학습이해력을 높이고 한자실력을 점검하고 싶다면 한자시험에 도전해보는 것도 좋다. 시험을 선택할 때 몇 가지 고려해야 할 점이 있다. 초중고교생이라면 한자시험을 통해 교과서에 수록된 한자어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시험인지, 일상생활에서 실제로 사용되는 한자어를 얼마나 알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시험인지 확인하자.
동아일보사와 한국인문사회연구원이 공동 주최하는 ‘한국 한자·한자어휘능력검정시험’은 초중고교 교육과정에 나오는 한자어휘를 집중적으로 출제해 학생들의 수업 이해력과 학습능력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준다. 예를 들어 사회교과서에 ‘선상지(扇狀地)’란 단어가 등장했다. 한자시험을 위해 교과과정에 나옴 직한 한자어휘를 집중적으로 공부한 학생이라면 이 단어가 ‘부채 선(扇)’ ‘형상 상(狀)’ ‘땅 지(地)’자가 조합된 것을 유추하고 선상지라는 단어가 ‘부채모양의 형상을 한 지면’을 일컫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분수(分水)’ ‘공약수(公約數)’ 등의 수학교과서에서 볼 수 있는 한자어도 ‘한국 한자·한자어휘능력검정시험’에 출제될 수 있다. 한자시험을 준비하면 학교 공부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한자·한자어휘능력검정시험을 연구개발한 한성대 한국어문학부 김정우 교수는 “교과서에 나오는 용어를 한자어로 의미를 유추하면 효율적으로 학습할 수 있다”고 말했다.
독후감, 자기소개서, 논술 등 글쓰기에 활용될 가능성이 높은 한자와 한자어 출제비중이 높을수록 좋다. 우리말의 70%를 차지하는 한자어를 잘 활용하면 보다 간결하고 수준 높은 글을 쓸 수 있다. 한자어의 의미와 활용사례를 정확히 알고 적절히 구사하기 위해 한자시험을 대비하면서 차분히 공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김 교수는 “초등 저학년 때부터 한자와 한자어를 충분히 공부하면 어휘력과 문장력이 높아지고 고학년이 될수록 논술 실력에 도움을 받는다”고 말했다.
전국 초중고교생 및 대학생, 성인을 대상으로 18일 실시하는 ‘제4회 한국 한자·한자어휘능력검정시험’은 초중고교 교육과정에서 다루는 한자어휘를 객관식 100%로 출제한다. 우수자에게는 동아일보 사장상을 수여한다. 시험접수는 개인별로 16일까지 한국인문사회한자연구소 홈페이지(www.hanjahanja.or.kr)에서 할 수 있다. 1599-41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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