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오전 11시 40분 경기 안산시 상록구 일동의 한 삼겹살 식당. 90m²(약 30평) 남짓 크기의 홀과 방은 벌써 손님들로 가득 찼다. 테이블마다 삼겹살 굽는 소리가 들렸다. 이날 식당을 찾은 손님들은 송년모임을 마치고 온 차상위계층 지원단체 ‘나눔과 기쁨’ 회원 80여 명이다. 이들이 식당을 찾은 남다른 이유가 있다. 식당 주인 김선영(가명·35·여) 씨 부부가 바로 나눔과 기쁨의 마이크로크레딧 사업을 통해 창업자금 2500만 원을 대출받아 식당을 열었기 때문이다.
김 씨 부부는 몇 년 전 친구의 빚보증을 섰다가 집과 직장까지 잃었다. 식당 등에서 일하며 어렵게 살아온 이들은 올 9월 미소금융재단의 복지사업을 수행하는 나눔과 기쁨을 찾았다. 제도권 금융기관에서는 단돈 100만 원 대출도 어렵지만 이곳에서는 김 씨 부부의 의지를 믿고 2500만 원을 빌려줬다. 김 씨 부부는 개인적으로 모은 1500만 원을 보태 식당을 냈다. 이제는 조금씩 매출이 늘고 있다. 가게가 자리를 잡는 과정에는 나눔과 기쁨의 사후지원 활동의 효과도 컸다. 지역의 공공, 금융기관이나 종교단체 등을 대상으로 직접 홍보에 나서 지속적으로 손님을 유치해준 것이다. 김 씨는 “대출만 받고 끝날 수도 있지만 이렇게 손님까지 유치해주는 등 지속적으로 관심을 보여줘 너무 고맙다”고 말했다.
나눔과 기쁨의 마이크로크레딧 사업을 맡고 있는 이창호 단장(54)은 “현재 수도권에서만 70여 명의 창업주를 돕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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