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이어 경기까지… 구제역 충격파 확산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2월 16일 03시 00분


감염경로 오리무중… 17만마리 도살처분 ‘사상최악’

‘경북 안동시 예천군 영양군 봉화군 영주시 영덕군 의성군, 경기 양주시 연천군 등 2개 도의 9개 시군에 이르는 발생지역. 소 2만7167마리, 돼지 14만949마리 등 총 16만9087마리에 이르는 도살처분 규모….’

지난달 29일 안동에서 발생한 구제역이 이제 경기에서도 발생하면서 올해 들어 세 번째인 이번 구제역은 사상 최악의 구제역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지금까지 구제역은 2000년, 2002년에 각각 한 차례 발생했고 올해 들어 1월, 4월, 그리고 이번 구제역 등 세 차례 발생했다.

방역 당국은 경북에서 200km 이상 떨어진 경기에서 구제역이 발생하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지난 주말을 기점으로 구제역 의심 신고가 눈에 띄게 줄어들면서 방역 당국은 “구제역 잠복기(2주)를 고려하면 사실상 이번 주가 소멸의 분수령이 될 수도 있다”고 밝혔지만 경기에서도 발생함에 따라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게 됐다.

○ 경북? 해외유입? 가락동 도축장?

농림수산식품부, 국립수의과학검역원 등 방역 당국은 경기 양주와 연천에서 발생한 구제역의 이동 경로에 대한 조사를 벌이고 있다. 방역 당국은 우선 거리상으로 볼 때 경북의 구제역 바이러스가 경기까지 확산된 것은 아니라고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경기와 경북의 구제역 바이러스 타입은 ‘O타입’으로 같다.

농식품부는 “양주와 연천의 돼지농장을 운영하는 농장주와 그곳에서 일하는 노동자가 경북 지역이나 구제역 발생지를 방문한 사실이 없다”며 “다만 경북 군위에서 일하던 외국인 노동자 1명이 3일부터 연천 농장에 취업했지만, 이를 통해 바이러스가 유입됐을 가능성은 낮다”고 설명했다. 또 경북 안동과는 달리 경기 양주와 연천의 농장주는 최근 외국을 방문한 적도 없다.

그렇지만 7일 경북 봉화의 구제역 의심소가 서울 송파구 가락동 도축장에 출하된 것을 계기로 구제역 바이러스가 전파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번에 구제역이 발생한 양주 및 연천 농장 관계자가 가축거래상이어서 전국의 농장을 다니던 중 구제역 바이러스가 옮아왔을 수도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가락동 도축장은 워낙 많은 차량이 움직이고 있긴 하지만 소독은 완벽하게 했다”면서 “다양한 가능성에 대해서 조사 중이다”라고 말했다. 또 “정확한 염기서열 분석이 끝나 보면 경기에서 발생한 구제역이 경북에서 전파된 것인지, 새로운 것인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분석 결과는 16일 오전에 나온다.

○ 경기도 방역초소 ‘0’

방역 당국이 염기서열 결과를 주시하는 것은 경북 구제역 바이러스와 경기 구제역 바이러스의 염기서열이 다를 경우 “경북 방역대가 뚫렸다”는 지적에서 비켜날 수 있기 때문이다. 당초 방역 당국은 경북 지역을 ‘구제역 마지노선’으로 정해 놓고 방역에 총력을 기울여 왔다.

그러나 염기서열 분석 결과와는 별개로 당국이 경북 이외의 지역에서 방역에 소홀했다는 비판을 피할 순 없을 것으로 보인다. 방역 당국은 지난달 29일 경북 안동에서 구제역이 발생한 이후 경기도에서는 단 한 곳의 방역초소도 운영하지 않았다. 14일 밤 경기 양주와 연천에서 잇따라 의심 신고가 접수되고 나서야 15일부터 경기도에 48곳의 방역초소를 설치하고 이동 통제 및 방역 작업을 시작했다.

농식품부는 이에 대해 “경기도는 경북과 인접한 지역이 아니어서 예방 관찰 활동 및 농가 단위 방역 활동을 벌여왔다”고 설명했다. 14일까지 방역 당국이 설치한 방역초소는 총 626곳인데, 여기에는 경북과 맞닿아 있지 않은 전남 지역도 포함돼 있다.

한편 방역 당국은 진화에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추운 날씨 탓에 방역 작업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창범 농식품부 축산정책관은 “추운 날씨가 가장 큰 걸림돌”이라며 “영하 10도 이하에서는 분무기의 노즐도 얼기 때문에 소독약 살포가 쉽지 않아 열풍기를 이용해 녹이는 등의 방법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 정부, “백신 검토 안 해”

구제역으로 인한 피해가 커지면서 일각에서는 엄청난 규모의 도살처분 사태를 막기 위해서는 백신 투입이 필요한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이 정책관은 “백신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방역 당국이 백신 접종을 고려하지 않는 것은 접종할 경우 구제역을 진정시키는 효과를 거둘 수 있지만 관리가 어렵기 때문이다. 백신을 맞은 소와 돼지는 구제역 바이러스의 항체가 생기기 때문에 구제역 매개체가 될 수 있다. 농식품부는 “이 때문에 백신 접종 후에도 꾸준히 관리해야 하는데 수십만 마리를 관리하는 게 쉽지 않다”고 말했다.

백신을 접종하면 세계동물보건기구(OIE)로부터 구제역 청정국 지위를 획득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는 점도 고려 요인이다. 도살처분의 경우 최종 발생 이후 3개월간 추가 발생이 없으면 구제역 청정국 지위를 획득할 수 있다. 백신을 접종하면 1년 6개월을 기다려야 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연간 1000억 원에 달하는 백신 접종 비용뿐만 아니라 이 기간에 육류 수출을 못 하는 피해도 있다”며 “이 기간에 구제역 비청정국의 육류 수입을 거절할 명분을 잃을 수 있다는 점도 문제”라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2001년 구제역으로 600만 마리 이상을 도살처분했던 영국도 백신을 사용하지 않았다. 한국은 2000년 구제역이 발생했을 때 마지막으로 백신을 사용했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구제역 수도권도 뚫렸다
▲2010년 12월15일 동아뉴스스테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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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

추천 많은 댓글

  • 2010-12-16 10:51:23

    북한과 중국 스파이들에 의한 한국 경제에 대한 생물테러로 보입니다!!

  • 2010-12-16 06:01:36

    경기도지사 골수 좌익 김문수 잘라야 합니다.방역초소를 한 곳도 설치 안해서 경기까지 구제역 확산됐습니다.김문수는 골수 좌익답게 무상급식비로 58억에서 342억 증액한 400억으로 무상급식 실시

  • 2010-12-16 04:50:25

    최근에 우리나라가 겪는 여러가지 어려움이 참으로 많습니다. 천안함 연평도 구제역등등 이런 것들을 볼 때 생각해야 할 것들이 많습니다. 생사화복의 주관자 되시는 하나님께서 이 모든 것에 간섭을 하십니다. 그런데 우리가 이렇게 여러모로 어려움을 겪는 이유는 하나님 앞에서 회개해야 할 것이 있다는 반증이 될 수가 있습니다. 물질 만능주의 멀쩡한 배우자를 놔두고 바람피우는 것(통계적으로 60% 실제적으로는 80%) 극한 이기주의(어려운 북의 동포를생각할 때 통일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통일이 되면 같이 어렵게 살게 될까봐 아직은 통일을 반대하는 것등) 등등을 생각할 때 우리나라 정말 문제 많습니다. 그 외에도 각종 죄악된 것들이 판을 칩니다. 우리 모두 겸비한 마음으로 하나님 앞에서 진실되게 회개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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