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는 이런 방송을 하겠습니다]‘콘텐츠 한류’ 넘어 ‘기술 한류’ 주도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2월 16일 03시 00분


지난달 17∼19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국제 방송장비 전시회(interBEE 2010) 모습. 미국 라스베이거스 방송기자재 박람회(NAB Show)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국제 방송장비 전시회(IBC) 등 3대 방송장비 전시회는 각국의 방송 관련 업체들이 해외 판로를 개척하는 주요 창구로 활용한다. 사진 제공 한국방송기술산업협회
지난달 17∼19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국제 방송장비 전시회(interBEE 2010) 모습. 미국 라스베이거스 방송기자재 박람회(NAB Show)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국제 방송장비 전시회(IBC) 등 3대 방송장비 전시회는 각국의 방송 관련 업체들이 해외 판로를 개척하는 주요 창구로 활용한다. 사진 제공 한국방송기술산업협회
동아일보가 설립을 추진 중인 채널A는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한국형’ 방송 시스템을 지향한다. 방송 장비와 기술의 국산화를 주도함으로써 한국 방송산업 발전의 전진기지 역할을 담당한다는 목표다. 또 채널A가 운영할 미디어기술연구소는 국내외 기술 기업과의 제휴를 통해 국산 방송 기술의 해외 진출을 적극적으로 추진한다. 미디어산업의 다양한 파트너들과 협력해 동반 성장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한 채널A는 방송 기술 분야에서도 각 기술 기업과의 실질적 ‘상생’ 실현을 목표로 하고 있다.

○ 국내 기술업체에 새로운 기회

국내 방송 장비 시장은 사실상 일본 미국 유럽 등의 해외 업체들이 점령하고 있다. 한국방송기술산업협회에 따르면 국내 방송시장의 외국산 장비 도입 비율은 2008년을 기준으로 85% 수준에 이른다. 실제 지상파방송사업자,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 등 기존 방송사는 80∼90%의 장비를 외국산으로 구입한다. 이에 따라 관련 산업의 무역수지 적자도 △2006년 2억8100만 달러 △2007년 3억4300만 달러 △2008년 6억1000만 달러 △2009년 6억7900만 달러로 매년 크게 증가하고 있다.

이는 한국의 방송 장비 및 기술 업체들이 영세한 규모를 벗어나지 못하는 주요 원인이다. 한국방송기술산업협회가 올해 150여 개 국내 방송 장비 전문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평균 자본금과 임직원 수는 각각 11억 원, 35명에 지나지 않았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한국 기업들은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원천 기술 개발을 위한 대규모 투자는 엄두조차 내지 못하는 형편이고, 독자 기술이 있다 해도 해외 판로 개척이나 마케팅 역량에서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채널A가 출범할 경우 기술과 시설, 시스템 분야의 디지털화와 신규 투자로 한국 방송 장비 산업도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맞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정보기술(IT) 부문에서 앞선 기술력을 보유한 한국 기업들이 채널A의 지원을 받게 되면 방송 장비 산업 분야에서도 글로벌 경쟁력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된다.

○ 해외시장 판로 개척

채널A는 설립 초기 방송 장비 투자 금액 중 30% 이상을 국산 장비와 기술에 투자할 예정이다. 이는 지상파방송사 등 기존 방송 기업의 국산화 비율을 훨씬 뛰어넘는 수준이다. 특히 뉴스제작시스템, 미디어자산관리시스템(MAM), 스튜디오 자동화 등 IT 소프트웨어 부문은 대부분 국산기술로 구축한다. 비디오 서버, 조명, 모니터 등 다양한 기자재도 채널A와 제휴한 다양한 국내 기업에서 공급받을 계획이다.

채널A가 추진하는 스마트 제작 네트워크, 오픈 아카이브, 스마트 캐스팅 센터 등 차별화된 방송 시스템도 상당 부분 국산 기술을 활용해 개발한다. 국내 기술 수준이 뒤처지는 부문에 대해서는 국산화 시기를 한 걸음 앞당기기 위해 산학연 공동 기술 개발 등에 적극 투자할 방침이다.

채널A는 장비 국산화를 추진하는 데 기존 방송사보다 훨씬 유리하다. 이미 대부분의 장비를 외국산으로 갖춘 기존 방송사들이 호환성 문제를 들어 국산 제품으로 쉽게 교체하지 못하고 있다. 반면 완전히 새로운 시설을 구축해야 하는 채널A는 이러한 문제에서 자유롭다. 채널A는 또 외국산과 국산을 구분하지 않고 철저한 제품 및 기술경쟁력 위주의 평가시스템을 적용할 계획이다.

한국방송기술산업협회 이한범 사무총장은 “방송 기술 관련 세계시장은 2015년 810억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새로 출현하는 종편채널이 국산 장비 및 기술 기업의 주요 운용 사례를 제공하고 상용화 및 기술 공동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선다면 콘텐츠 한류를 뛰어넘는 기술 한류를 이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미디어 융합의 산실로

채널A가 설립할 미디어기술연구소는 첨단 방송 기술 개발과 함께 방송 기술 국산화의 첨병 역할을 맡게 된다. 이 연구소는 국내 방송 장비 고도화를 위한 수요 연계형 기술 개발, 국산 기술 테스트 베드 운영, 해외 공동 마케팅 등을 담당한다.

특히 세계적 수준의 IT·통신 인프라에 반도체, 디스플레이, 모바일 등 다양한 분야의 기술을 접목해 방송통신 융합 환경에 대응할 차세대 방송 및 서비스 개발에 집중 투자할 예정이다. 채널A는 우선 IBM, 삼성전자, LG전자, KT, SK텔레콤, LG유플러스 등 원천 기술을 보유한 다수의 기업과 제휴했다. 특히 IBM과 삼성전자 등은 자체 기술력과 광범위한 해외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첨단 방송 기술 개발은 물론이고 국산 기술의 해외 진출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동아미디어그룹의 인터넷 계열사인 동아닷컴과 개인 맞춤형 방송 콘텐츠 자동 생성기술을 공동 연구하고 있는 전자부품연구원도 채널A의 개인화 방송 목표를 함께 달성할 핵심 파트너다.

채널A 미디어기술연구소는 대학과도 좀 더 실질적인 협력모델을 만들 계획이다. 기존 방송사가 일부 연구과제를 대학 연구팀에 위탁하는 소극적 협력에 그쳤다면 채널A는 3차원(3D) 방송, 초고화질 영상 압축 및 전송 기술, 네트워크 기반 솔루션 등을 각 대학 연구센터와 공동 개발하는 다양한 산학협력 프로젝트를 수행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채널A는 광운대, 광주과학기술원, 연세대, KAIST, 포스텍(가나다순) 등 55개 대학과 제휴를 맺었다.

최윤식 연세대 교수(전기전자공학·차세대 DTV 방송기술 연구센터장)는 “차세대 방송을 준비해야 하는 종합편성채널은 국내 기술업체, 대학 연구소와 적극적인 협력모델을 만들어야 한다”며 “주요 기술 분야에서 채널A가 테스트 베드가 됨으로써 방송통신 융합 형태의 방송 기술 발전에 상당한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강병기 기자 arche@donga.com

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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