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국영수 수업시간, 교과부는 20%까지 늘릴 수 있다 했는데…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2월 16일 03시 00분


서울교육청 “10% 이상 늘려선 안돼” 엇박자… “국영수 편중 막기위한 조치”
교과부 “학교 자율권 훼손”

서울시교육청은 내년부터 중학교의 국어 영어 수학 수업시수를 3년간 102시간 범위 내에서만 증감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15일 밝혔다. 내년부터 적용되는 2009 개정교육과정에 따르면 각 학교는 교과별로 수업시수를 20%까지 증감할 수 있다. 하지만 시교육청의 방침대로라면 수업시수의 증가는 10% 정도만 가능하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교육과정에서 어떤 과목 시간을 늘리면 그만큼 다른 과목이 줄어야 하는데 국영수가 늘면 상대적으로 도덕, 기술·가정 등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며 “국영수 편중을 막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교육과학기술부가 마련한 개정교육과정에 따라 중학교 3년간 국어 영어 수학을 모두 20%까지 늘린다면 총 221시간을 늘릴 수 있다. 그러나 서울시교육청의 방침에 따라 서울시내 중학교는 국영수 수업시간을 102시간까지만 늘릴 수 있다. 현 교육과정 체제에서도 ‘교과심화보충시간’으로 102시간을 편성해 국영수 보충에 활용하고 있기 때문에 사실상 현재와 차이가 없는 것이다.

시교육청은 또 집중이수제로 각 학교가 한 학기에 체육을 몰아서 수업하고 나머지 기간에 하지 않는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중학교는 매 학기 체육을 편성하고 고등학교는 4학기 이상 체육을 하도록 했다.

교과부 관계자는 “2009 개정 교육과정 총론에 따르면 학교가 자율권을 갖도록 한 것이지 교육감이 갖도록 한 것은 아닌데 서울시교육청이 총론을 무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교육청 관계자는 “국가교육과정은 교과부 장관이 정하지만 초중등교육법에 따르면 교육감이 교육과정 틀 안에서 지역 실정에 적합한 기준을 마련할 수 있게 돼 있다”며 “교과부와의 의견 조율은 필요 사항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2009 개정교육과정은 발표될 때부터 예체능과목과 도덕, 실과와 같이 사회나 과학에 통합된 과목들이 고사할 것이라는 지적을 여러 차례 받아왔다. 교과부는 각계의 문제 지적이 잇따르자 올해 9월 “국영수 늘리기에 예체능이 줄어들지 않도록 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남윤서 기자 bar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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