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수돗물에 불소 첨가’ 찬반논란 가열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2월 16일 03시 00분


■ 인천시 내년말 전면시행

인천시민들에게 수돗물을 공급하는 인천상수도사업본부 남동정수사업소 내 정수장.
인천시는 내년 말부터 불소가 첨가된 수돗물을 공급할 계획이다.
김영국 동아닷컴 객원기자 press82@donga.com
인천시민들에게 수돗물을 공급하는 인천상수도사업본부 남동정수사업소 내 정수장. 인천시는 내년 말부터 불소가 첨가된 수돗물을 공급할 계획이다. 김영국 동아닷컴 객원기자 press82@donga.com
인천지역에서 수돗물 불소 첨가를 놓고 시민·사회단체가 양분돼 찬반 논쟁이 뜨겁다. 인천시가 수돗물에 적정 농도의 불소를 첨가해 충치를 예방하는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히면서 이를 둘러싼 논란이 일고 있는 것. 수돗물 불소 첨가는 상수도 정수장에 불소 투입기를 설치해 불소용액을 섞는 ‘수돗물 불소농도조절사업’을 말한다. 수돗물에 들어가는 불소농도는 1ppm으로 t당 1L 정도로 알려졌다.

○ 시장 공약사항, 시는 강력히 추진

시는 내년 3월 전문기관에 여론조사를 맡겨 찬성하는 의견이 많으면 정수장에 불소첨가를 위한 설비를 갖추고 내년 말부터 불소가 함유된 수돗물을 공급할 계획이다. 사업비 5억1000여만 원이 내년도 예산에 편성된 상태다.

▶본보 10월 22일 A22면 참조

이에 앞서 인천에서는 1994년 수돗물 불소 첨가사업이 처음 공론화된 뒤 2005년과 2008년 인천시의회가 중심이 돼 불소사업이 추진된 바 있다. 하지만 당시에도 전문가와 시민단체 간에 찬반 의견이 엇갈려 실제 시행에는 이르지 못했다. 그러다 송영길 인천시장이 6·2 지방선거에서 이 사업을 공약으로 내걸고 정부도 일선 지방자치단체에 사업 실시를 적극 권고하면서 불소 첨가사업이 재점화되는 양상이다. 보건복지부는 불소화 사업이 충치 등 치아우식증(충치) 예방에 효과가 있다는 점 때문에 지자체에 이 사업 실시를 권고하고 있다. 시는 관내 정수장 4곳 가운데 내년 상반기(1∼6월) 1곳을 대상으로 불소화 사업을 시범 실시한 뒤 내년 말 전체 정수장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 갈수록 뜨거워지는 찬반 의견

찬성하는 쪽은 수돗물 불소 첨가를 의료행위가 아닌 보건행위로 봐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반대하는 쪽은 불소가 인체와 생태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논리를 펼치고 있다. 급기야 ‘수돗물 불소 농도 조절사업’을 놓고 인천지역 시민사회단체가 양분돼 각각 성명을 발표하는 등 수돗물 불소 첨가 여부는 지역내 최대 쟁점으로 부상했다.

공존사회를 모색하는 지식인 연대회의와 일부 환경단체는 성명을 통해 “안전성 검증이 진행 중인 불소가 함유된 수돗물을 인천시민이 먹을 이유가 없다”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들 단체는 수돗물 불소화 사업을 시행 중인 곳이 국내 520여 정수장 가운데 27곳인 데다 최근에는 오히려 줄어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부가 70%의 예산지원을 하고 있는데도 전국에서 5% 정도밖에 실시하지 않고 있다는 현실을 시가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 인천지부 및 평화와 참여로 가는 인천연대 등은 “수돗물 불소농도 조절사업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안전성을 입증한 효과적인 충치 예방사업”이라며 조속한 사업 추진을 촉구했다. 2008년 건강보험 진료비 지급 현황을 보면 치아우식증 관련 진료비가 6705억2693만 원으로 건강보험 총진료비 중 약 30%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수돗물 불소 사업은 치과 질환을 줄일 수 있는 공중보건사업이라는 것이다.

한편 시는 정부가 수돗물 불소 안전성에 대한 찬반 의견이 대립하고 있어 불소화 사업을 실시할 때 여론조사를 의무화하고 있는 만큼 찬반 설문조사와 여론조사를 하겠다고 밝혔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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