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지역 한 시골학교에서 20여 년 만에 서울대 합격생이 나왔다. 나주 영산고는 이 학교 3학년 이동주 군(18·사진)이 서울대 경영학과에 합격해 대학 4년 동안 학비와 생활비를 지원키로 했다고 15일 밝혔다. 이 군은 부모님이 모두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데다 마땅한 돈벌이가 없어 경제적으로 힘든 처지다.
이 군은 3년 동안 학교 기숙사에서 생활했다. 학교법인 서구학원 측은 매달 30만 원씩 이 군의 집에 생활비를 지원했다.
이 군은 “학교 지원이 없었다면 대학 진학의 꿈을 접었을 것”이라며 “앞으로 세계적 금융전문가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 군은 2008년 미국 골드만삭스 파산으로 세계 경제가 흔들리는 것을 보고 금융전문가의 꿈을 키우게 됐다고 한다.
올해 수시모집에선 이 군 이외에 고려대 합격생도 2명 나왔다. 학교 측은 고려대 합격생들에게도 등록금을 지원할 계획이다.
44년 역사를 지닌 영산고는 영산포상고가 전신이다. 10여 년 전 재수생이 서울대에 합격을 했지만 재학생이 합격한 것은 23년 만이다. 3학년 학생 115명 가운데 인문계 학생은 46명에 불과하다. 나머지 학생들은 전문계다. 영산고는 학과 개편으로 내년에 컴퓨터그래픽과와 정보처리과가 없어지는 대신 인문계 정원이 늘어나 154명을 뽑는다. 2012년 관광경영학과가 없어지면 영산고는 인문계 학교로 완전 전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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