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유명 유아영어학원, 곰팡이 급식 파문

  • 동아닷컴
  • 입력 2010년 12월 16일 07시 29분


반년간 수십명 복통ㆍ구토ㆍ두드러기…구청 역학조사
"월 200만원짜리 학원서 이런 일이…" 학부모 분통

서울 강남의 유아를 대상으로 한 유명 영어학원에서 유통기한이 지난 불량 식재료로 점심을 만들어 먹이는 바람에 유아 원생들이 장기간 집단 복통을 일으켰다는 주장이 제기돼 당국이 진상 파악에 나섰다.

서울 서초구는 반포동에 있는 한 유아 대상 영어학원의 4~7세 원생 수십 명이 복통을 앓고 있다는 신고가 들어와 식재료 등을 거둬들이고 원생들의 가검물을 채취해 역학조사를 하고 있다고 16일 밝혔다.

종일 영어만 사용해 아이들을 가르치는 이 학원은 자체적으로 마련한 주방에서 점심과 간식을 만들어 원생들에게 먹여왔다.

구는 14일 밤 이 학원 주방에서 튀김가루와 간식용 해바라기씨, 고구마, 누룽지등 식재료와 칼, 도마 등을 수거하고 원생 33명의 대변을 넘겨받아 보건환경연구원에 역학조사를 의뢰했다.

또 식재료 일부가 길게는 2년 이상 유통기한이 지난 사실을 확인하고 과태료를 물리는 한편 역학조사 결과 식중독균이 검출되면 식품위생법 위반 혐의로 고발할 계획이다.

구 관계자는 "유통기한이 지난 식재료를 쓴 데 대해 원장이 잘못을 인정했다"며 "200명 넘는 원생에게 음식을 해먹이면서 집단급식소로 신고를 안한 부분도 책임을 물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강남교육지원청은 이날 오전 현장조사를 해 강의실을 조리실로 불법 변경한 사실 등을 확인하고 45일 영업정지 처분을 내렸다.

학부모들은 자녀가 최소 6개월 전부터 복통을 호소했고 주방 냉장고에는 썩어서 곰팡이로 뒤덮인 식재료가 가득 차 있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일곱 살짜리 아들을 이 학원에 보내는 한 학부모는 "아이가 복통과 구토, 두드러기 등의 증상을 반년째 겪고 있는데 처음에는 영어 스트레스 때문에 꾀병을 부리는 줄만 알았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아이들도 배가 아프다고 해 엄마들과 가서 냉장고를 열어보니 곰팡이가 핀 누룽지와 먹다 남은 파스타가 들어 있었고 심지어 유통기한이 7년이나 지난 베이컨도 있었다"며 "교재비와 교복값을 포함해 한 달 200만원 넘게 내면서 믿고 아이를 보낸 부모들이 모두 패닉 상태"라고 전했다.

인터넷 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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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0

추천 많은 댓글

  • 2010-12-16 13:01:22

    영어 학원이겠죠.. 영어유치원은 정확한 용어가 아닙니다. 유치원은 교육청인가를 받은 정규교육기관입니다. 하지만 영어유치원은 유아를 대상으로하는 사설학원일 뿐입니다. 또한 교육청관할이 아닌 관할 구청에 관리감독합니다. 영어유치원이란 말을 이런 언론매체에서 걸러지지 않고 쓰니 일반학부형들이 영어유치원을 교육기관으로 잘못 인식하죠... 기사정정 요청합니다. 사설 유아영어학원으로...

  • 2010-12-16 14:01:50

    한국민의 민족성이 바로 이거다. 한없는 욕심, 남을 생각할줄 모르는 오로지 자기자신만 생각하는 민족성......200만원이 아니라 500만원을 내봐라. 10만원 내는 유치원만 못할테니까...허영에 찌든 부모들이 선택한 것을 누구를 탓하냐...ㅉㅉㅉ

  • 2010-12-16 12:31:49

    돈 많이 냈다고 방심한 부모들의 잘못이 제일 크네요 자식을 돈으로 키우지 말고 사랑으로 키워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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