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새벽마다 “前남편 찾아내라” 폭언-음담패설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2월 17일 03시 00분


경찰-119에 10개월간 5740차례 전화 스토킹… 40대 이혼녀 불구속 입건

이달 초 오전 4시경 충북 충주경찰서 강력팀 사무실. 전화벨이 울리기 시작했다. 당직 근무 중이던 형사들은 “또 시작이구나” 하며 한숨부터 내쉬었다. 한 근무자가 수화기를 들자 다짜고짜 “남편을 찾아달라”는 한 여성의 고함과 욕설, 입에 담지 못할 음담패설이 쉴 새 없이 쏟아졌다.

이 여성은 올 2월부터 최근까지 이 경찰서 강력팀은 물론이고 형사팀, 청문감사관실, 사고조사계, 각 지구대와 충주소방서 119신고센터 등 공공기관 사무실 18곳에 무차별적으로 전화를 걸었다. 전화는 주로 오전 2시부터 7시 사이에 집중됐다. 경찰이 파악해 보니 하루 평균 18건씩 총 5740건이나 됐다.

전화를 건 여성은 유모 씨(46·충주시 금릉동). 2002년 이혼한 뒤 6년 전부터 연락이 끊긴 전남편 김모 씨(48)의 행방을 찾아달라고 요구했다가 경찰이 받아들이지 않자 무차별적인 ‘전화 공격’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유 씨를 공무집행방해와 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통신매체이용 음란) 혐의로 16일 불구속 입건했다.

충주=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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