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강력접착 불법 광고물에 ‘초강력 영장’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2월 20일 03시 00분


광주 유흥업주 3만장 붙여… 1862명 2억원 들여 제거

올 9월 14일 광주의 한 나이트클럽. 종업원 10여 명이 ‘유명 여성 연예인 출연. 화끈한 부킹’이라는 내용이 적힌 불법광고물 1만 장과 강력접착제를 준비한 뒤 시내로 나갔다. 전봇대를 비롯해 교통신호등, 가정집 대문에까지 이 광고물을 붙였다. 이후 나이트클럽 종업원들은 한 달간 세 차례나 불법광고물 2만3000장을 더 부착했다.

광주지역 구청 5곳은 나이트클럽 업주를 여섯 차례나 고발했으나 소용이 없었다. 나이트클럽 불법광고물이 강력접착제로 부착돼 한 장을 제거하는 데 30분이 걸렸다. 이 불법광고물을 제거하기 위해 공공근로 인력 및 공무원 등 모두 1862명이 투입됐다. 제거비용만 2억2000만 원에 이른 것으로 경찰은 추정하고 있다. 특히 공공근로에 나선 노인들이 이 나이트클럽 불법광고물을 제거하느라 곤욕을 치렀다. 부착 벽면 등에는 지저분한 흔적도 남았다.

광주 광산경찰서는 불법광고물 3만3000장을 부착한 혐의(옥외광고물 등 관리법 위반)로 나이트클럽 업주 정모 씨(41)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19일 밝혔다. 정 씨의 구속 여부는 20일 결정된다. 경찰 관계자는 “정 씨가 행정기관의 고발에도 과태료 500만 원만 내면 된다고 안이하게 생각한 것 같다”며 “행정력과 예산이 낭비되는 것을 막기 위해 처음으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설명했다.

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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