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배문고 1학년 김현석 군(왼쪽)이 김기태 스포티즌 스포츠마케터를 만났다. 김 씨는 “스포츠마케터는 스포츠에 관심있고 사람을 만나는 걸 좋아한다면 분명 즐거움과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직업”이라고 말했다.
《선수는 혼자 빛날 수 없다. 선수가 경기나 연습에 몰두하도록 곁에서 도와주는 사람이 필요하다. 그 선수의 영혼을 나눠 갖는 가족 같은 파트너가 있어야 한다. 바로 스포츠마케터의 일이다.
야구를 무척 좋아하는 서울 배문고 1학년 김현석 군(16). 그는 스포츠마케터란 직업을 막연히 꿈꿔왔지만 막상 어떤 일을 하는지는 정확히 알지 못했다. 김 군은 천금같은 기회를 얻었다. 스포츠 마케팅 전문기업 ‘스포티즌’의 김기태 스포츠마케터(28)를 직접 만나게 된 것이다. 두 사람은 만나자마자 좋아하는 운동 분야부터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 선수와 스포츠마케터… 함께하는 인생의 동반자
김 씨가 김 군에게 먼저 물었다. “스포츠마케터는 무슨 일을 한다고 생각해요?” 김 군은 “선수를 키워서 팀에 들어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을 한다”고 답했다. 김 씨가 웃으며 말했다.
“맞아요. 하지만 스포츠마케터의 범위는 아주 넓습니다. 스포츠와 관련된 모든 일을 한다고 생각하면 돼요. 먼저 선수를 영입하고 그가 최고의 기량을 발휘하도록 체계적으로 관리해주죠. 또 선수에게 운동용품과 의류, 숙소, 연습환경을 지원합니다. 나아가 한 팀 전체를 관리하거나 스포츠 대회를 직접 개최하기도 한답니다.”
김 씨는 현재 양수진, 장하나 등 골프선수 12명을 관리하는 퍼스널 마케팅 팀에서 일한다. 그는 선수와 후원사를 연결해주는 한편 선수에게 물품, 연습장 등을 지원해주는 일을 한다.
김 씨는 일대일로 선수를 관리한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점은 믿음과 존중. 김 씨는 스포츠마케터와 선수는 동반자 관계임을 강조했다. 인간적으로도, 일적으로도 서로 마음을 터놓고 소통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는 “선수에게 후원이나 행사가 들어오면 항상 함께 의논해서 결정한다”면서 “선수도 우리의 고민과 판단이 자신을 위하는 일이라는 사실을 알기에 대부분 믿고 따라와 준다”고 했다.
“특히 골프는 ‘멘탈 스포츠’라고 하죠. 선수의 정신력이 경기실적을 좌우하니까요. 그래서 경기가 진행되는 3∼5시간 동안 선수가 집중하도록 도와야합니다. 골프 경기는 총 18홀을 돌아야 해 체력 소모가 커요. 선수가 연습할 수 있게 미리 연습 스케줄을 예약해 주는 것, 경험이 많아 결정적 조언을 해줄 수 있는 캐디를 고용하는 것이 모두 스포츠마케터의 일입니다. 제 선수가 좋은 실적을 내면 얼마나 기분이 좋은지 몰라요.”(김 씨)
○ 스포츠 정말 좋아한다면? 무조건 도전하세요!
“마지막으로 제리 맥과이어! 너는 나의 콴(사랑과 존경의 표현)이야.”
스포츠 에이전트와 프로선수의 믿음과 우정을 그린 영화 ‘제리 맥과이어’에서 풋볼선수 쿠바 구딩 주니어는 자신의 에이전트인 톰 크루즈에게 이렇게 외친다. 대학 졸업반 시절 어떤 직업을 가져야 할지 고민하던 김 씨는 이 영화의 바로 이 장면을 보고 깊은 감명을 받아 스포츠 마케터의 길을 걷게 됐다고 했다.
“이 영화가 제게 확신을 심어줬어요. 체육을 좋아하고 사람 만나는 것을 좋아했거든요. 멋진 스포츠 선수를 지원하고 그들과 함께 일할 수 있다니! 환상적이었죠.”(김 씨)
김 군이 고개를 갸웃했다.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으면 쉽게 실망하게 된다는 말이 있더라고요. 스포츠를 좋아하는 저로서도 이 말이 늘 꺼림칙해요.”(김 군)
김 씨는 걱정할 것 없다고 했다. 그는 “좋아하는 일에 둘러싸여 있으면 항상 행복하고 적성에도 잘 맞을 것”이라며 독려했다.
“스포츠마케터가 되기 위해 지금부터 갖춰야 할 점이 있나요?” 김 군이 물었다. 김 씨는 “스포츠에 대한 관심과 지식만 있으면 된다”고 답했다.
김 씨는 또 “스포츠 경기를 볼 때 단지 즐기는 수준을 넘어 경기를 분석하며 보는 습관을 들이라”고 조언했다. 경기규칙, 방법 등에 주목하다 보면 저절로 관련 지식이 쌓이게 된다는 것. 김 씨는 “스포츠마케터가 되면 어떤 종목의 선수와 함께 일하게 될지 모르므로 평소 스포츠 관련 지식을 폭넓게 쌓아둬야 한다”고 했다.
김 씨는 김 군에게 다양한 골프채와 골프 장비를 하나하나 친절히 보여줬다. 꿈을 이루기 위해 첫걸음을 내딛는 김 군은 경기시작 시 장타를 날리기 위해 사용하는 커다란 골프채 ‘우드’에 자신을 비유했다. 그리고 최고의 스포츠마케터가 되기 위해 노력한다는 김 씨는 자신을 마지막 홀에 공을 넣을 때 사용하는 작은 골프채 ‘퍼터’에 빗댔다.
두 사람이 지향하는 목표는 같다. 목표지점에 공을 넣는 것! 바로 스포츠마케터로 멋지게 성공하는 일이다. 김 씨는 김 군에게 “우리나라는 아시아경기나 올림픽 같은 국제대회에서 훌륭한 성적을 내고 있기 때문에 스포츠 시장 발전 가능성이 크다”면서 “그만큼 스포츠마케터가 활약할 영역도 넓어지므로 도전할 가치가 충분하다”며 웃었다.
유명진 기자 ymj87@donga.com
김기태 스포티즌 스포츠마케터를 직접 만나 인터뷰한 서울 배문고 1학년 김현석 군은 고교생을 위한 국내 유일의 주간신문 ‘P·A·S·S’(사진·www.weeklypass.co.kr)의 고교생 기자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김 군처럼 P·A·S·S 고교생 기자가 되면 영화감독, PD 등 각계 전문가나 사회 저명인사, 인기 연예인을 직접 만나 인터뷰하는 소중한 기회를 얻을 수 있습니다. P·A·S·S 고교생 기자를 꿈꾸는 학생은 동아일보 교육법인 동아이지에듀(02-362-5108)로 문의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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