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오후 2시 40분경 서울 종로구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청사 내부가 갑자기 컴컴해졌다. 내부 전등은 모두 꺼졌고, 뉴스 속보를 내보내던 TV 방송도 갑자기 끊겼다. 10분 전 해병대가 연평도에서 사격훈련을 재개했다는 소식을 듣고 북한이 추가 도발에 나서지 않을까 우려하며 TV 뉴스 속보를 보던 공무원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일부 공무원들은 당황하며 비상계단 쪽으로 나가기도 했다.
이날 오전 청와대 보고를 마치고 김남석 행정안전부 제1차관 주재로 기자실에서 열린 내년도 행안부 업무 계획 브리핑도 잠시 중단됐다. 브리핑에 참석한 기자와 공무원들은 “북한이 서울을 공격한 것이 아니냐”는 말을 주고받았다. 일부는 “멀리서 들리는 소리가 천둥소리냐, 포 소리냐”며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일부 공무원들은 상황 파악을 위해 휴대전화를 꺼내들고 분주히 버튼을 눌렀다.
잠시 후 청사관리소 측으로부터 이날 정전이 된 이유에 대한 설명이 나왔다. 중앙청사 지하 변전실에서 선로 교체작업을 하던 중 발생한 전류 장애 때문에 1분여 동안 정전됐다는 것. 한 공무원은 “중앙계단을 내려가고 있었는데 갑자기 조명이 꺼져 깜짝 놀랐다”며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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