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포스텍 “성적보다 성장가능성 주목합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2월 23일 03시 00분


2011학년 신입생 18% ‘잠재력’ 기준으로 뽑아

포스텍(포항공대)이 지난해부터 300여 명의 신입생 전원을 입학사정관전형으로 선발하면서 ‘잠재력’을 실제 전형기준으로 삼고 있어 관심을 끈다.

22일 포스텍에 따르면 2011학년도 입시에 합격한 298명 가운데 54명(18%)이 잠재력과 성장가능성이라는 기준을 통과해 합격했다. 이는 지난해 10%보다 2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가령 시험성적 등급이 낮더라도 좌절하지 않고 성적을 높여나가는 노력을 꾸준히 해 성과를 이끌어내는 경우 자기주도적 학습 능력과 공부에 대한 열정이 있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포스텍은 잠재력과 성장가능성 평가가 막연하고 두루뭉술할 수 있다는 지적을 받지 않도록 해당 학생을 평소 겪어보는 교사들의 추천서와 실제 확인, 심층면접 등 정밀한 평가도구를 개발했다. 미국 대학에서 입학사정관제를 가장 잘 운영한다는 캘리포니아공대(칼텍) 사례를 몇 년 동안 집중 연구해 한국형으로 바꿔 적용했다.

올해 포스텍에는 대도시와 농어촌 등 전국 190개 고교에서 합격자를 배출했다. 이 가운데 9개 고교에서는 몇몇 과학고보다 더 많은 합격자가 나왔다. 김무환 입학처장은 “과학고 학생은 일반고 학생보다 우수할 것으로 짐작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 개개인의 능력과 가능성에 주목하기 때문”이라며 “시험 성적을 입시의 절대적 기준으로 적용하는 것은 분명히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포스텍은 내년 입시에 재학생 10여 명을 입학사정관제에 부분적으로 참여시킬 계획이다. 교수와 전문가로 구성된 입학사정관들이 놓칠 수 있는 측면을 최대한 줄이겠다는 것이다. 백성기 총장은 “결국 세계적인 이공계 인재로 성장할 수 있는 학생을 선발하느냐가 핵심”이라며 “입학사정관제를 더욱 다듬어 이 목표에 도달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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