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안양시 외곽 마을 아파트와 도서관 담벼락이 추억과 명화의 거리로 탈바꿈해 화제다. 안양시 만안구 박달2동 주민자치센터는 24일 극동, 금호아파트 주민과 시의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안양고 앞 삼봉로에서 ‘추억과 명화가 있는 거리 제막식’을 연다. 그동안 콘크리트로 된 150m 길이의 옹벽이었던 극동, 금호, 우성아파트 담벼락과 인근 박달도서관 담벼락 등 3곳에는 동양화 8점과 세계명화 25점, 추억 사진 9점 등 모두 42점이 액자 형태로 내걸렸다. 칙칙한 검회색으로 흉물스러워 지나가는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던 담벼락은 밝고 산뜻한 강화유리 등으로 꾸며졌다. 이 추억과 명화의 거리는 21일 준공 이후 시민들에게 개방됐다. 이후 시민들이 오가며 그림을 감상하고 사진을 보며 추억을 되새기는 명소가 돼가고 있다.
특히 극동아파트 담벼락에 걸린 ‘소녀의 애국심’이란 사진은 애틋한 사연을 담고 있어 눈길을 끈다. 10대 때부터 독립운동을 해온 맹은순 할머니(88·박달2동)가 6·25전쟁 때 황해도에서 남편과 생이별하면서 건네받아 60여 년간 간직해온 찢어지고 피 묻은 태극기 사진과 맹 할머니의 사연이 함께 소개돼 있다. 박달2동 관계자는 “흉물스러운 담벼락을 깨끗하게 정비해달라는 주민들의 민원이 제기돼 10월부터 정비사업에 나섰다”며 “마을 미관을 해치던 삼봉로 일대가 이젠 주민들로부터 사랑받는 공간으로 다시 태어나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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