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천신일 회장 구속기소… 청탁 로비 어디까지 성공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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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2월 24일 03시 00분


임천계열사 대출금 출자전환 성사시켜
세무조사 무마-대출 청탁은 실행 못해

천신일 세중나모여행 회장(67·사진)이 대형 조선업체 협력업체인 임천공업 이수우 대표(54·구속기소)에게서 거액의 금품을 받는 과정에서 세무조사 무마, 워크아웃 결정, 은행 대출 등 사업상의 각종 편의는 물론 사면 문제에 이르기까지 갖가지 로비 청탁을 받은 것으로 검찰 수사결과 밝혀졌다. 천 회장은 그 대가로 △현금 26억여 원 △백화점 상품권 3억 원어치 △급료 명목의 5억8000만 원 △철근 12억2000만 원어치 등 다양한 형태로 금품을 받았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이동열)는 23일 이 대표에게서 세무조사 무마 청탁 등과 함께 총 47억1060만 원의 금품을 받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등)로 천 회장을 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2000년대 초반 천 회장과 사적으로 친분을 쌓게 된 이 대표는 2004년부터 회사 대출 등과 관련해 여러 문제가 생기자 천 회장에게 적극적으로 매달렸다. 천 회장은 2004∼2006년 임천공업 계열사인 동운공업이 산업은행의 워크아웃을 받는 과정에서 이 대표에게서 “워크아웃 결정이 빨리 되도록 해주고 대출금 상환유예와 출자전환이 될 수 있도록 산업은행 관계자에게 말해 달라”는 청탁과 함께 2007년 10월부터 2008년 9월까지 세 차례에 걸쳐 현금 26억1060만 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실제로 동운공업은 산업은행에서 워크아웃 결정과 대출금 출자전환을 받았다.

이 대표는 2007년 12월부터 지난해 하반기까지는 자신이 배임 혐의로 기소돼 유죄 판결을 받은 범죄전력을 사면 받을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천 회장에게 부탁했다. 또 2008년에는 경남 거제시에 있는 임천공업과 삼성중공업 간에 공유수면 매립을 둘러싼 분쟁이 생기자 이를 해결하기 위해 천 회장에게 청탁을 했다.

지난해 10월에는 임천공업이 서울지방국세청의 세무조사를 받게 되자 세무조사 무마 청탁을 했고, 올해 들어서는 시중은행 두 곳에서 500억 원을 대출받게 해 달라고 했다. 이 대표는 그 과정에서 상품권 3억 원어치를 건네는 등 2008년 1월부터 올 8월까지 21억 원 상당의 금품을 천 회장에게 건넸다고 검찰은 밝혔다. 하지만 공유수면매립 분쟁과 세무조사 무마, 은행 대출 등의 청탁은 실제로 이뤄지지는 않았다. 21억 원 중에는 매달 1000만∼3000만 원씩 급료 형식으로 받은 5억8000만 원과 세중옛돌박물관 건립에 쓰인 철근 12억2000만 원어치도 포함돼 있다.

한편 검찰은 남상태 대우조선해양 사장이 천 회장이나 대통령 부인 김윤옥 여사를 통해 연임 로비를 벌였다는 의혹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결론 내렸다고 밝혔다.

이태훈 기자 jeff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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