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노트북 여니 범죄일기가 쫙~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2월 24일 03시 00분


전과 9범등 10대 3명이 팔았다 덜미… “무용담 남기려…”

‘2010년 12월 1일. 우리 셋은 돈을 마련하기 위해 광진구 한 집에 들어갔다. 그 집에서 15만 원이 나왔다. 나의 인생은 참 파란만장한 것 같다. 꽃다운 나이 이러고 살고 있다.’ ‘12월 2일. 오늘은 찜질방에서 라커를 털었다. 8만 원 정도가 나왔다. 여의나루 쪽 D치킨에 가서 치킨을 3마리나 먹었다.’

한 중고컴퓨터 매장에서 도난당한 물건으로 의심되는 노트북을 켜본 경찰관은 폴더에 저장된 문서를 열어보고 깜짝 놀랐다. 장난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생생한 ‘범죄일기’가 적혀 있었던 것.

경찰은 하드디스크 삭제 기록을 복원해 ‘토막살인을 저지른 뒤 경찰에 붙잡혔다가 버젓이 풀려난다’는 내용의 습작소설도 발견했다. 이 소설에는 3명의 청소년과 그들의 자세한 범죄행각이 담겨 있었다. 경찰은 혹시나 하는 생각에 소설에 등장한 주인공과 동명의 10대 전과기록을 뒤져 절도 등 전과 4범의 김모 군(16)과 특수절도 등 전과 9범의 윤모 군(14), 조모 군(13) 등 3명을 붙잡았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가출한 뒤 PC방과 주택가 등을 돌며 7차례에 걸쳐 260여만 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김 군과 윤 군을 구속하고 조 군을 서울서부지법 소년부에 송치했다고 23일 밝혔다.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도둑질에 자신이 생겨 무용담을 남기고 싶었다”고 진술했다.

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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