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줌 바꿔치기’까지… 마약사범 도운 부패 경찰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2월 26일 09시 03분


마약 단속 경찰관이 직접 마약을 팔고 수배자에게서 뒷돈을 받는 등 `검은 거래'를 일삼다 꼬리를 잡혀 법정에 서게 됐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김희준 부장검사)는 직접 히로뽕을 팔고 수배자로부터 뇌물을 받고 체포하지 않은 혐의(마약류관리법 위반 및 뇌물수수 등)로 이모 경사(47)를 구속기소했다고 26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이 경사는 2007년 송파경찰서 마약수사팀에 근무하면서 마약사범 이모 씨(기소)가 히로뽕을 투약했다는 첩보를 입수해 내사하다 이 씨를 일식집에서 만나 300만원을 받고 상부에 `허위 제보'라고 보고해 사건을 무마해준 혐의를 받고 있다.

용산서에 근무하던 올 6월에는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중앙지검이 2월 경 지명수배한 이 씨로부터 `검찰사건을 해결하고 나를 체포하지 말아달라'는 청탁을 받고 3000만원을 대가로 요구한 혐의도 있다.

이 경사는 이 씨를 붙잡기는커녕 올 6¤9월 그를 불러 동료 경찰관들과 함께 식사하고 단란주점에서 술을 마신 뒤 80만원을 대신 내도록 하는 등 3회에 걸쳐 금품 320만원을 챙긴 혐의도 받고 있다.

8월엔 이 씨에게서 `히로뽕을 구해달라'는 부탁을 받고 부산의 마약상에게 전화해 "믿을만한 사람이니 앞으로 거래하라"고 소개하고 히로뽕 10g을 이 씨에게 450만원에 판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달에는 이 씨가 다른 경찰서에서 체포되자 현장으로 가서 휴대전화 문자로 `소변 누지 마'라고 대처 요령을 알려주고 타인의 소변을 넣은 콘돔을 전해줘 `오줌 바꿔치기'를 시도하기도 했다.

이 경사는 이 씨에게 변호사를 소개해주고 이씨 몰래 변호사 측에 "선임료를 깎아달라"고 말해 1000만원을 돌려받아 자기가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이 씨와 함께 히로뽕을 한 유모 씨(33·여)를 불구속 기소하고 마약 공급책 박모 씨(48)를 수배하는 한편 다른 경찰관의 가담 여부도 조사하고 있다.

인터넷 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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