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급 구청 공무원이… 2억 횡령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2월 26일 19시 38분


코멘트
구청 공무원이 공금을 쌈짓돈처럼 쓰다가 적발됐다. 서울 중부경찰서는 구청 물품 구매 대금을 빼돌리고 구청 법인 카드에서 돈을 인출하는 등 2억 원대 공금을 횡령한 서울 중구청 6급 공무원 임모 씨(47)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임 씨는 지난해 10월부터 서울 중구청 공원녹지과 경비를 집행해 오면서 가짜 전표를 만들어 구청 법인카드 계좌에서 1억7200만여 원을 인출해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임 씨는 올 6~9월에 물품대금을 구청 공금 카드로 결제한 뒤 이를 현금으로 돌려받는 '카드깡' 수법으로 320만여 원을 현금화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와 함께 올 3월경부터 관내 업소에서 쓰레기종량제 봉투대금을 부풀려 4900만여 원어치를 산 뒤 이 중 2000만 원을 자신의 아들 명의 통장에 입금하는 수법으로도 14차례에 걸쳐 2900만여 원을 빼돌린 것으로 경찰 조사결과 드러났다.

임 씨는 횡령한 전체 2억여 원 가운데 4000여만 원을 현금으로 찾아 사채 이자와 채무 변제 등 개인 용도로 사용했다. 또 매달 평균 600만¤800만 원 상당의 로또, 온라인 복권을 사는 등 약 1년 간 복권 구입에만 수천만 원을 써온 것으로 확인됐다. 나머지 1억 6000만여 원은 사채 등을 빌려 구청에 반환한 것으로 조사됐다.

임 씨는 수사망을 피해 주변 지인의 집이나 찜질방, 여관 등을 전전하며 지내오다 경찰에 체포됐다. 임 씨는 경찰 조사에서 "주식투자 실패로 생활고가 심해져 범행을 저질렀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임 씨의 사채 빚만 수천만 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임 씨의 급여는 2007년부터 압류됐다. 중구청은 공금 횡령 의혹으로 임 씨를 최근 경찰에 고발하고 직위 해제했다.

장관석기자 jk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