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인지하 만인지상’의 국무총리직은 고난의 상징이 됐다. ‘세대교체 신호탄’, ‘농민 아들의 인생 드라마’ 등 화려한 수식어를 달고 중앙무대에 등장하며 40대 총리 탄생을 예고했던 김태호 전 경남도지사(48)는 후보 지명 21일 만에 스스로 물러났다. 이른바 ‘박연차 게이트’와 관련한 해명이 석연찮았던 탓이다. 내년 4월 김해을 보궐선거 출마설도 나돌면서 그가 재기할지 주목된다.
정운찬 전 국무총리(64)는 세종시 수정안의 국회 부결로 취임 11개월 만인 8월 총리직을 사임했다. 서울대 총장을 지낸 그는 지난해 9월 이명박 정부의 2대 총리로 발탁되며 화려하게 정치권 전면에 등장했지만 ‘세종시 총리’란 수식어만 남긴 채 쓸쓸히 퇴장했다. 최근 동반성장위원회 초대 위원장을 맡아 새로운 역할을 모색 중이다.
김태영 전 국방부 장관(61)은 3월 26일 천안함 폭침사건과 11월 23일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등에 대한 한국군의 대응력 문제로 여론의 도마에 올랐고 11월 26일 사실상 경질됐다. 김 장관은 천안함 사건의 책임을 지고 5월 1일 사의를 공식 표명한 바 있다.
신한은행 창립의 주역이자 51년간 ‘뱅커’로 일하면서 한국 금융계의 ‘거목(巨木)’으로 평가받던 라응찬 전 신한금융그룹 회장(72)이 10월 30일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신한금융 사태 및 차명계좌 문제로 불명예 퇴진을 한 셈이다. 상고 출신으로 거대 금융그룹 회장까지 오른 ‘고졸 성공 신화’의 마지막 장면은 이처럼 씁쓸했다.
삼성그룹의 대표적 재무통인 이학수 고문(64), 김인주 고문(52)과 최도석 삼성카드 부회장 (61)이 세대교체에 밀려 경영 일선을 떠났다. 남용 전 LG전자 부회장(62)은 스마트폰 대응 실패 등 LG전자 경영실적 악화의 책임을 지고 스스로 물러났다.
도덕적 비난이나 사법적 처벌의 ‘매’를 맞고 떨어진 별도 적지 않았다.
‘이명박 대통령의 최측근’, ‘개국공신’으로 불리던 천신일 세중나모여행 회장(67)이 세무조사 무마와 대출금의 출자전환 청탁 등과 함께 45억여 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다.
유명환 전 외교통상부 장관(64)은 이명박 정권 출범 때 입각한 최장수 장관 중 한 명이었지만 딸 특채 파문으로 낙마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8월 광복절 경축사에서 강조한 ‘공정한 사회’의 직격탄을 맞은 셈이다.
안방극장 스타들의 몰락은 시청자들에게 큰 실망을 안겼다.
방송인 신정환 씨(35)는 8월 필리핀 카지노에서 억대의 도박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뒤 5개월째 해외에서 돌아오지 않고 있다. 가수 MC몽(31·본명 신동현)은 생니를 뽑아 병역을 면제받은 혐의(병역법 위반 등)로 10월 불구속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고 탤런트 김성민 씨(36)는 히로뽕을 투약한 혐의로 12월 구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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