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생 한 달째를 맞은 구제역의 기세가 꺾일 줄 모르고 있다. 27일에도 인천 서구 오류동 돼지농장, 경북 청송군 진보면 이촌리와 경기 양평군 양평읍 신애리 한우농가의 의심신고가 구제역 양성으로 판명됐다.
방역 당국은 충북 충주시 앙성면 중전리의 한 한우농가에서 구제역 의심 증상을 발견하고 예방적 차원에서 도살처분을 실시했다. 또 구제역 의심지역으로 예방적 도살처분을 실시했던 인천 계양구 방축동의 돼지농장도 조사 결과 양성으로 판명됐다. 이로써 지난달 29일 경북 안동에서 처음 발생한 구제역은 발생 지역 4개 시도 27개 시군구로, 도살 규모 44만3442마리로 늘어났다.
구제역의 확산이 계속됨에 따라 방역 당국은 28일 가축방역협의회를 열고 경기 양주, 포천에서 백신을 추가 접종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 충청까지 번지나
27일 방역 당국이 예방적 도살처분을 실시한 충주시 앙성면은 구제역이 발생한 경기 여주, 강원 원주와 인접해 있다. 여기에 이날 대전에서도 구제역 의심신고가 접수됐다. 그동안 충북과 대전은 이번 구제역으로 인한 의심신고가 없었다.
방역 당국은 경기 남부와 충북 일부 지역에 구제역 바이러스가 이미 만연해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특히 경기 여주의 구제역 발생 농가와 이천의 예방적 도살처분 농가에서 항원은 물론 항체에서도 양성 반응이 나온 점에 주목하고 있다. 통상 구제역 바이러스는 감염 기간이 짧으면 항원에서만 양성 반응이 나오고 1, 2주 이상 지나면 항원과 항체에서 모두 양성 반응이 나온다. 이에 따라 국내 젖소 최대 밀집 지역인 경기 남부에 이미 구제역 바이러스가 상당 기간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는 추측이 가능하다.
농림수산식품부 관계자는 “기존 5곳 외에 경기 남부 3곳을 백신 접종 지역에 포함시킨 것도 이 같은 이유 때문”이라며 “이 지역이 교통의 요지인 데다 충청 지역과 맞닿아 있어 우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대전 외에 경북 성주 영주, 강원 홍천 춘천 횡성에서도 의심신고가 접수돼 방역 당국이 조사를 벌이고 있다.
○ 당국, 백신 추가 접종 검토
농식품부는 이날 업무보고에서 경북, 경기, 강원 지역 구제역 확산과 관련한 대략적인 역학 관계를 설명했다. 방역 당국은 경기 파주까지 번진 구제역 바이러스가 사료 차량을 통해 고양, 양주로 전파된 것으로 파악했다. 여기에 경기 북부 일대를 다닌 축산 관련 차량이 가평, 고양, 연천은 물론 강원 화천까지 바이러스를 전파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한우 메카’ 강원 횡성은 가평 발생지역을 들렀던 볏짚 공급 차량에 의해 구제역 바이러스가 전파된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한편 방역 당국은 28일 오전 가축방역협의회를 열어 백신 접종 지역 추가를 검토하기로 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경기 양주, 포천 등에 추가로 백신 접종을 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며 “백신 접종 지역은 2차 감염을 막는 것과 미발생 지역을 보호하는 것, 두 가지 원칙을 갖고 결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백신 접종이 실시된 지역은 경북 안동 예천, 경기 파주 고양 연천 이천 여주 양평 등 8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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