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동서남북/김두관 경남지사 의욕만 앞선 6개월

“취지가 좋더라도 밀어붙이는 방식은 곤란하죠.” 경남도의회 A 의원(한나라당)은 김두관 경남도정 6개월을 “주요 사안마다 적법성 논란이 있었다”고 평가했다. 일부 도청 직원도 “법적 뒷받침이 미흡한 것은 업무 처리를 기존 조직보다 특별보좌관이나 자문기구에 의존한 탓 아니겠느냐”는 해석을 내놓는다.

이달 초 강병기 정무부지사와 이근선 보건환경연구원장, 임근재 정책특보 등은 낙동강변에 묻혀 있는 폐기물 시료를 채취하다 부산지방국토관리청 직원과 충돌했다. 당시엔 “토양환경보전법에 따라 직권조사가 가능하다”며 우겼다. 그러나 환경부는 ‘국토청 점용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머쓱해진 경남도는 정밀조사를 위해 최근 점용허가를 신청했다.

‘낙동강특위’와 ‘민주도정협의회’ 역시 쟁점. 한나라당 소속 심규환 도의원은 “조례에 근거하지 않고 기구를 만든 것은 편법”이라며 법제처에 해석을 의뢰했다. 김두관 지사의 공약인 노인 틀니 보급사업도 선거법 위반 우려가 제기됐다. 도의회는 예산 집행에 걸림돌이 없도록 조례를 만들고 있다.

출자, 출연기관장 재신임은 어설픈 접근으로 혼란을 증폭시켰다. 김 지사는 “전 지사가 뽑은 사람은 ‘원칙적으로’ 물러나는 것이 맞다”며 애매한 태도를 보였다. 장고 끝에 악수라던가. 정책특보와 감사관이 찾아가 사퇴를 종용하면서 당사자들이 반발했고 월권, 직권남용 시비에 휘말렸다. 물러난 기관장이 없으니 헛심을 쓴 셈.

‘지각 면접’에도 불구하고 서울사무소장으로 합격한 권모 씨 임용 문제도 김 지사는 “(권 씨가) 일을 하려는 의지가 강하다. 감사원 감사를 지켜보자”며 결단을 미뤘다.

한 공무원은 “정책효과를 구현하려는 의욕 때문에 집행의 절차적 정당성을 소홀히 하거나 정무라인에 지나치게 무게를 두는 일은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규모 인사와 함께 본격적인 ‘김두관 색깔’ 내기에 나설 그가 새겨야 할 충고 아닐까. 그냥 흘려버리면 평소 김 지사가 즐겨 쓰는 ‘그 부분은 동의하기 어렵습니다’란 말을 거꾸로 그가 들어야 하는 상황을 맞을지도 모른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