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해졌다… 칸마다 개별 냉·난방, 중앙에 좌석, 정보스크린
안전해졌다… 국산부품 공급 원활… 신속한 유지-보수 가능
서울지하철 5∼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도시철도공사가 자체 제작해 조립한 전동차 ‘SR001’ 8량(8량이 모여 1대가 됨)을 28일 공개했다. 공사는 “전동차 제작 독점 구조를 깨뜨려 가격을 인하하고 부품을 국산화해야 한다”며 2008년부터 전동차 직접 제작을 추진해왔다.
○ 일부 칸은 좌석이 중앙에
경기 의정부시 장암동 도봉차량기지에서 공사가 이날 공개한 이 차량은 기관사의 열차운행 정보와 냉난방 등 고객서비스를 다루는 시스템을 분리한 것이 특징이다. 공사는 관제센터로 문자나 전화를 하면 시민이 타고 있는 전동차 칸만 온도를 높이거나 낮추는 개별 냉난방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공사에 따르면 ‘SR001’은 부드럽게 출발하고 멈추는 기능을 갖춰 소음을 낮추고 승차감을 높였다. 승객이 마주 보고 앉는 데 따른 불편을 줄이기 위해 8량 중 2량(3번째와 6번째 칸)은 좌석을 중앙에 배치해 시민들이 등을 돌리고 양쪽 창 측을 향해 앉도록 했다. 중앙 좌석 칸에는 서서 가는 시민들을 위해 창 측에 성인의 엉덩이 정도 높이의 받침대를 설치해 편하게 기댈 수 있도록 했다.
각 칸 맨 끝 벽면에는 정보스크린을 설치해 운행정보, 뉴스, 쇼핑, 게임, DMB 기능을 탑재했다. 공사는 “이산화탄소 저감장치와 오존살균기능을 갖춰 객실 공기질도 높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 표준화된 국산 부품 사용
공사는 기존 전동차 제작 회사로부터 1량에 16억 원 안팎에 구매했었지만 이 전동차는 제작기간을 대폭 줄이고 국내 기술력으로 부품을 표준화해 9억3200만 원의 제작비용이 들었다고 밝혔다. 차체에는 강화 알루미늄 소재를 사용해 무게를 20t가량 줄였고 전동차 바닥에 전자석을 설치해 열차바퀴와 선로의 마찰로 생기는 미세한 쇳가루를 포집할 수 있도록 했다. 공사 관계자는 “터널 먼지의 80%를 차지하는 쇳가루의 대부분을 제거해 터널 공기 질이 높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공사는 철도안전법과 도시철도법에서 정하는 제작검사와 성능시험을 거쳐 내년 3월부터 시운전을 하고 안전성이 검증되면 인천시, 부천시와 협의를 거쳐 7호선 연장구간에 투입할 계획이다. 공사는 “현재 운행되는 전동차의 주요 부품이 외국산인 탓에 부품 공급이 안정적이지 않고 수리비용이 많이 들었다”며 “기존 전동차에도 향후 표준화된 국산 부품을 사용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 “안전성 더 높다”
한편 서울시의회는 22일 상임위원회를 열어 공사의 전동차 자체 제작을 도시철도공사의 업무범위에서 삭제하는 내용을 담은 조례 개정안을 의결한 상태다. 철도 운영 전문기관이 전동차를 조립하면 안전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이유다. 음성직 도시철도공사 사장은 전동차 공개 현장에서 “빠른 부품 공급으로 안정적인 유지 보수를 해 안전성은 더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