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테크노파크 직원들이 포항시장학회에 장학금을 기탁하고 있다. 왼쪽부터 포항TP
정병천 기업지원실장, 박승호 시장, 최인준 원장. 장학금은 내년에 목표액인 300억 원
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 제공 포항시
“억울하지만 그럴수록 인재를 키우고 기업하기 좋은 지역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포항의 진정한 자존심이라고 봅니다.” 경북 포항 철강공단의 한 기업인은 29일 이렇게 말했다. 최근 정치권에서 포항과 울릉이 지역구인 이상득 의원을 둘러싸고 이른바 ‘(대통령) 형님 예산’ 논란이 불거진 일을 가리킨 것이다.
포항에 인재를 키우고 기업이 몰리는 지역을 만들어 ‘영일만 르네상스’를 일궈내자는 분위기가 높아지고 있다. 국회 예산 심의과정에서 포항이 특혜를 받은 것처럼 알려져 시민들이 분노하기도 했으나 결국 지역 발전을 위해 마음을 모으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포항시장학회에 기금을 보태는 시민이 최근 들어 부쩍 늘었다. 2008년 출발한 장학회는 이달 초까지 150억 원가량을 모았으나 지난주 포스코가 100억 원을 기탁하면서 현재 255억 원으로 껑충 뛰었다. 내년에는 300억 원이라는 목표를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1만3000여 개인과 단체, 기업 등이 참여했다. 27일 500만 원을 보탠 포항테크노파크 최인준 원장은 “지역과 나라의 발전은 결국 얼마나 인재를 육성해내느냐에 달렸다는 것을 절실히 느낀다”며 “이 장학회가 포항이 인재의 고장으로 되는 소중한 밑거름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포항시가 포항에 주둔한 해병대를 위해 지원조례를 추진하는 것도 나라를 생각할 줄 아는 인재가 많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에서다. 해병 장병이 휴가나 외박을 나올 경우 쉴 수 있는 공간 등을 마련해주려는 것이다. 포항은 ‘해병로’라는 도로 이름이 있을 정도로 해병과의 인연이 50년이 넘는다. 연평도 포격 도발에 맞선 해병 등 모든 해병대원은 포항에서 배출된다. 포항시는 28일 해병 1사단을 찾아 과메기를 선물하고 관련 조례 추진을 의논했다. 이영주 해병1사단장은 “시민들이 해병에 대해 애정을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된다”고 말했다.
포항시가 침몰한 천안함과 같은 크기인 퇴역 함정 ‘포항함’을 올해 6월 진해에서 포항 동빈항으로 옮겨 함상공원으로 바꾼 것도 같은 맥락이다. 천안함 장병 구조작업 중 순직한 한주호 준위의 동상이 서 있는 포항함은 지금까지 10만 명가량이 찾았을 정도로 호국명소가 됐다.
포항시는 영일만항 배후단지 기업유치를 활발히 하는 한편 테크노밸리 조성과 동빈내항 복원 등을 통해 동해의 대표적인 항구도시로 발돋움하겠다는 의욕을 보이고 있다. 박승호 시장은 “사실과 다른 형님 예산 같은 말이 무성할 때는 잠을 못잘 정도로 속이 상했다”며 “그러나 영일만을 새롭게 태어나도록 한다는 자세로 차분하게 지역발전을 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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