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오후 2시경 대구 중구 동성로3가 중앙치안센터. 건너편 약령시로 들어가는 입구에 불법 주·정차 차량 10여 대가 눈에 들어왔다. 볼일을 본 승용차들은 통행이 금지된 대중교통전용지구로 진입해 반월당 사거리로 유유히 빠져나갔다. 1시간 정도 지켜본 결과 승용차를 비롯해 택배 차량, 1t 트럭, 승합차 등 차량 10여 대가 똑같은 위반을 했다. 위반 차량들이 드나드는 곳에는 횡단보도가 설치돼 있어 통행하는 사람이 많다. 이 때문에 몇 차례 승용차와 사람이 뒤엉키는 장면이 연출됐다. 이곳 약령시 진입로에서 대중교통전용지구를 통하면 몇 초 만에 반월당 사거리로 갈 수 있다. 운전자들이 쉽게 통행 위반 유혹에 빠질 수밖에 없다. 한 여성 운전자는 “돌아서 나가려면 좁은 소방도로에서 U턴을 해야 해서 번거롭다”며 “바로 앞에 멀쩡한 도로가 있는데”라며 황급히 차량을 몰았다.
내년 1월 1일부터 이런 얌체 운전자들은 꼼짝없이 범칙금을 물게 된다. 대구시는 중앙로 대중교통전용지구(1.05km)에 총 6대의 폐쇄회로(CC)TV를 설치했다. 중앙치안센터를 비롯해 중앙로 사거리, 옛 상업은행, 대구역 사거리 진입로 등 4곳에는 통행위반 단속카메라가 가동된다. 하나은행 건너편, 아카데미극장 앞 등 2곳에는 불법 주·정차 단속카메라가 생겼다. 모두 24시간 위반 차량을 감시한다. 단속인력 투입에는 한계가 있는데 위반 차량이 끊이지 않아 CCTV를 설치한 것. 지난해 12월 대중교통전용지구로 지정된 이후 29일 현재까지 1만1300여 건, 하루 평균 30건 이상 경찰 단속과 지도가 이뤄졌지만 얌체 운전자들은 여전하다. 경찰 관계자는 “현 인력으로 종일 단속하기에는 역부족”이라며 “CCTV를 가동하면 위반 차량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기대했다.
CCTV는 위반 차량이 많은 곳을 중심으로 설치했다. 하나은행 주변의 경우 은행 업무 등을 보러 온 운전자들이 인도에 버젓이 불법 주차를 일삼고 있다. 동성로에서 대중교통전용지구 앞까지는 차량을 운행할 수 있기 때문. 이날도 4, 5대의 승용차가 시민 불편은 아랑곳하지 않고 인도 위로 차를 몰았다. 박모 씨(50·여·수성구 황금동)는 “시민 통행 편의를 위해 넓어진 인도가 불법 주차 공간이 됐다”며 혀를 찼다. 상가가 밀집한 곳에는 도로 위 불법 주·정차가 여전히 빈번하다. 실제 이날 갤로퍼 한 대는 아카데미극장 앞에서 비상등을 켜고 수십 분간 불법 정차를 했다. 시내버스들은 중앙선을 넘어야만 이 차량을 피해 운행할 수 있었다. 대중교통전용지구 주요 진입로에 설치된 통행 위반 단속카메라는 10m 전방 승용차도 인식한다. 대구시는 예고 없이 위반 행위 단속 즉시 범칙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도로교통법에 따라 승용차 4만 원, 승합차 5만 원이며, 불법 주·정차도 마찬가지다. 대구시 관계자는 “CCTV 운영으로 대중교통전용지구 일반 차량 불법 통행을 반드시 근절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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