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교사도 교장 되는 2개校, 전교조 비율 높아 논란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월 4일 03시 00분


■ 서울 초 중 31곳-자율고 7곳 ‘교장 공모제’ 접수 시작

평교사도 교장 공모에 지원할 수 있도록 서울시교육청이 지정한 학교 2곳이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교사 비율이 높은 학교인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계에서는 이 학교들에서 전교조 소속 평교사가 교장에 진출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3일부터 초·중학교 31곳과 자율형공립고 7곳에 대한 교장공모제 공모 신청 접수를 시작했다. 시교육청은 이 중 교장 자격이 없는 평교사도 교장에 지원할 수 있도록 한 학교로 노원구 상원초와 구로구 영림중을 선정했다. 둘 다 자율학교이며 상원초는 혁신학교로도 지정돼 있다. 법령에 따르면 내부형공모제를 실시하는 자율학교(혁신학교, 자율형공립고 포함) 중 15% 이내에서 교장 자격 미소지자도 교장이 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상원초와 영림중은 이번에 교장공모제를 실시하는 자율학교 7곳 중 전교조 교사가 가장 많다. 학교알리미에 따르면 영림중 전교조 교사는 21명(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9명)으로 7곳 중 가장 많았고 상원초는 전교조 교사 12명(교총 18명)으로 뒤를 이었다. 교장 자격 소지자만 지원할 수 있는 다른 자율학교들은 전교조 교사가 10명 이하였고 0명인 곳도 있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교장 자격 미소지자도 지원 가능한 학교는 우선 혁신학교 중에서 선정하려고 했다”고 밝혔다. 혁신학교가 아닌 영림중에 대해서는 “예술 중점학교이기 때문에 교장공모제 문을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교육계에서는 “전교조 평교사의 교장 진출을 위해 전교조 비율이 높은 학교부터 문을 연 것”이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혁신학교인 상원초는 현재 재직 중인 교사도 교장에 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이 혁신학교에 한해서 현 재임 학교에 지원할 수 있도록 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혁신학교를 중심으로 평교사의 교장 진출이 가속화될 것임을 예상할 수 있는 대목이다.

교장공모 심사는 학교마다 교원, 학부모, 외부인사로 구성한 교장공모제심사위원회를 거쳐 교육감이 최종 결정한다. 교원이 학부모에게도 영향력이 큰 점을 고려할 때 전교조 교사가 많은 학교에서는 전교조 출신 교장 후보자가 유리하다고 볼 수 있다.

내부형공모제 확대는 곽 교육감 등 진보 성향 교육감의 공통 공약이었다. 이미 경기와 강원에서도 평교사가 지원할 수 있는 내부형공모제 학교가 지정됐다. 평교사 위주인 전교조는 이를 지지하는 반면 교총은 반대하고 있다.

남윤서 기자 bar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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