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와 미국 대학 출신 KAIST 교수, 한국마케팅학술연구소장, 케이블TV 프로그램 진행자….
10년 가까이 KAIST 교수이자 경영전문가로 알려진 전정봉 씨(63)를 따라다닌 수식어다. 그는 2004년 책을 출간하면서 자신을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워싱턴주립대와 펜실베이니아대에서 경영학석사(MBA)와 박사 학위를 취득한 KAIST 교수라고 소개했다.
화려한 경력 덕분에 전 씨는 많은 책을 출간하며 여러 강연회에 강사로 나섰다. 한 케이블TV에서는 ‘전정봉의 CEO 초대석’이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그러나 그는 1975년 동국대 무역학과를 졸업했을 뿐 서울대나 미국 대학 학위를 취득한 적이 없다. 또 2001년 KAIST 첨단기술사업화센터의 한국마케팅학술연구소에서 일하던 중 KAIST 교수를 사칭해 KAIST로부터 퇴출된 사람이었다.
전 씨의 행각은 날로 대범해졌다. 그는 2006년 3월 수협중앙회에서 발주한 연구용역 사업에 KAIST 교수 행세를 하며 응모해 연구비로 2000여만 원을 받아 챙겼고, 2007년 2월까지 3개 회사로부터 9500여만 원을 받아 챙겼다. 또 2008년 7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는 한 인터넷 교육업체에서 교육프로그램 연구용역비와 강사 11명의 전속계약금 등으로 8000여만 원을 받아 가로챘다.
서울중앙지검 형사4부(부장 박철)는 3일 전 씨를 사기 및 횡령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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