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생 딸(12)과 아들(10)을 둔 김애란 씨(38·경기 과천시)는 매달 교육비로만 150만 원을 쓴다. 영어 학원비가 80만 원, 수학 과외비가 35만 원, 학습지(각 4개씩) 20만 원이 든다. 여기에 책이나 학습교재를 사 주면 금세 150만 원에 달한다. 김 씨는 “주위를 보면 평균 학원 2개씩은 다닌다. 사교육비가 생활비보다 더 들어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자녀 한 명을 대학 졸업 때까지 키우는 데 양육비는 얼마나 들까. 김승권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이 3일 발표한 ‘전국 출산력 및 가족보건복지 실태조사’에 따르면 자녀 한 명이 출생부터 대학 졸업할 때까지 드는 총양육비는 2억6204만 원(2009년 기준)이었다. 3년 전 2억3200만 원에 비해 3000만 원이 늘었다. 이에 따라 자녀 2명을 양육하는 데에는 약 5억2408만 원이 들고 자녀 3명을 양육하는 데는 7억8613만 원이 소요된다.
양육 기간별 비용을 보면 영아(0∼2세)는 2466만 원, 유아(3∼5세)는 2938만 원, 초등학생(6∼11세)은 6300만 원, 중학생(12∼14세)은 3535만 원, 고등학생(15∼17세) 4154만 원이었다. 대학생에게 4년간 지출되는 양육비는 6811만 원인데 재수, 어학연수, 취업 비용은 포함되지 않았다.
양육비 가운데 교육비의 부담이 가장 컸다. 출생 직후 3년 동안에만 식료품비(월평균 12만2000원)의 지출이 교육비를 앞섰다. 초중고교 기간에는 월평균 사교육비가 각각 28만6000원, 34만1000원, 33만5000원, 대학생은 공교육비가 54만1000원으로 교육비 지출이 압도적이었다.
자녀 1인당 지출되는 월평균 양육비는 2003년 74만8000원에서 91만2000원(2006년), 100만9000원(2009년)으로 늘어났다. 역시 교육비가 크게 오른 탓이다. 김 위원은 “의복·신발비나 보건의료비는 오히려 감소했지만 사교육비와 공교육비를 합친 금액이 27만3000원(2003년)에서 38만3000원(2009년)으로 뛰었다”고 말했다.
특히 한국 부모의 89.9%는 ‘대학 졸업을 책임져야 한다’는 가치관을 갖고 있어 부모 스스로 과중한 책임을 느끼고 있었다. 김 위원은 “사교육 부담을 줄여주지 않으면 저출산을 해결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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