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들 사이에 ‘될 대로 되라’는 분위기가 있습니다. 매우 심각한 위기라고 봅니다.” 3일 취임한 12대 대구시교원단체총연합회(대구교총) 신경식 회장(49·성동초교 교감·사진)은 “학교에 대한 사회적 애정이 사라지는 게 아닌가 걱정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신 회장은 대구교총이 1981년 경북에서 분리된 이후 선출된 회장 가운데 최연소다. 9000여 명인 대구교총 소속 교원이 학교 현실을 개선할 ‘구원투수’로 그를 선출했다. 그만큼 교사들이 피부로 느끼는 교단의 현실이 우려스럽다는 것이다.
그는 ‘사랑과 존경’이 중심이 돼야 할 학교에 ‘교권과 학생인권’ 같은 법적 용어가 목소리를 높일수록 공교육은 흔들리게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신 회장은 “담임 맡은 반의 아이들이 다른 반보다 시험 성적이 떨어지거나 달리기를 잘 못해도 속이 상하는 게 교사들의 마음”이라며 “그런데도 사회가 학교를 자꾸 의심스러운 눈으로 보면 아무리 교사라도 학생들한테서 마음이 떠나게 된다”고 말했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체벌에 대해 신 회장은 “이를 금지하느냐 허용하느냐 같은 선택을 강요하는 분위기 자체가 학교 현실에 대한 깊은 고민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30, 40명의 학급 학생을 지도할 때 적절한 제재를 꼭 해야 할 상황이 있다”며 “이런 것을 마치 범죄처럼 여기며 금지 규정을 획일적으로 적용하려는 것은 교사들에게 손가락질을 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이런 분위기 때문에 교무실에는 사고 없이 대충 시간이나 때우자는 분위기가 생기고 교사에 대한 학생들의 존경심도 점차 사라진다는 것.
신 회장은 “60년 전통의 교총은 최대 교원단체지만 그동안 묵묵히 교단을 지켜 학부모들도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며 “임기 3년 동안 대구교육에 강요와 규정보다는 사랑과 존경이 학교를 지키는 기둥이 되도록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부회장단은 △이종수(강동중 교장) △유양희(용지초교 교감) △천민필(공산초교 교사) △서종문(시지중 교사) △이종목 씨(대구교대 교수) 등 5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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