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제에도 없는 ‘도정연구관’ 발령은 현대판 고려장 인사다.” “도정 자문역이며, 과거에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김두관 경남도지사가 연초 대규모 인사를 단행하면서 2∼4급 고위간부 6명을 경남발전연구원 연구관으로 파견한 것을 두고 적정성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대상자 전원이 5∼7일 동시에 휴가를 다녀온 것과 관련해 ‘항의성’이라는 추측이 무성하다. 인사 이후 3, 4일 경남발전연구원 4층 사무실에 나왔던 도정연구관들은 5일부터 사흘간 휴가를 갔다. 공무원들이 발령 직후 집단으로 휴가를 가는 것은 이례적이다.
이 때문에 “인사 불만을 우회적으로 나타낸 것 아니겠느냐”는 이야기가 도청 주변에서 나돌았다. 인사 당시 “경남도가 김 지사 도정운영 방침을 반영한 인사를 하는 과정에서 숨통을 틔우기 위해 이들을 ‘희생양’으로 삼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었기 때문. 이들 가운데 일부는 인사 직후 ‘마음을 비웠다’ ‘난처해 얘기를 못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특히 도정연구관은 구체적인 업무가 주어지지 않은 데다 6개월 동안 한시적으로 운영할 예정이어서 인력 낭비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경남도의회 한나라당 의원들은 7일 “정년을 1년 6개월에서 3년 6개월 남겨둔 간부 공무원들을 업무도 없이 도정연구관이란 유령 직책에 발령한 것은 공직을 떠나도록 종용하는 ‘현대판 고려장 인사’”라며 “오죽하면 집단휴가를 떠났겠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김 지사는 이번 인사를 철회하고 상식이 통하는 인사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남도는 “도정연구관은 풍부한 행정경험을 바탕으로 도정 브랜드 개발과 현안사업에 대한 자문에 응하게 된다”며 “김태호 전 도지사 시절인 2006년 7월에도 간부 4명을 연구관으로 보낸 적이 있다”고 말했다. 집단 휴가와 관련해 경남발전연구원 관계자는 “사무실 정비가 덜 된 데다 근무환경이 달라진 상황에서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연구원이 제안한 휴가를 연구관들이 수용한 것”이라며 “오해가 없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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