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청이 10일까지 받은 교장공모제 지원 신청 과정에서 특정인 내정설이 나오고 교원단체 간 신경전이 벌어지는 등 정치판을 방불케 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교육계에 따르면 평교사도 교장공모에 지원할 수 있는 서울 노원구 상원초교에서는 지원자 5명 가운데 한 명이 이미 내정됐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 교육계에서는 “이 학교에 근무하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간부 출신 교사가 이미 교육청 윗선에서 교장으로 낙점됐다는 소문이 돌아 지원자 수가 적은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시교육청이 전체 교장공모제 학교 중 유독 이 학교에만 ‘현재 재직 중인 교사도 지원 가능하다’는 예외조항을 달아 ‘내정설’을 증폭시키고 있다.
내정설이 나도는 교사는 전교조 합법화 2기 지도부의 최고 요직인 정책실장 출신이다. 당시 또 하나의 요직인 사무처장은 장석웅 현 전교조 위원장이 맡고 있었다. 두 사람은 2003년 전교조 교사들의 집단연가·불법집회 혐의로 함께 직위 해제됐다 복직했다.
상원초교는 전교조 교사가 12명으로 많은 편이지만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한국교총) 소속 교사도 18명으로 적지 않다. 그러나 한 교육계 관계자는 “이 교사가 비전교조 교사들이나 학부모에게서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어 교장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평교사가 교장공모에 지원이 가능한 또 다른 학교인 서울 구로구 영림중의 교장공모에서는 양대 교원단체인 한국교총과 전교조의 ‘대리전’이 벌어지고 있다. 이 학교 관계자는 “10일까지 지원자가 9명이고 우편으로 서류를 보냈다는 지원자도 있어 총 지원자 수는 10명 정도일 것”이라고 말했다. 지원자 중 1명은 한국교총 회원이며 6명은 전교조 조합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전교조 소속 지원자 간 단일화 논의가 있었지만 결국 성사되지 못했다는 후문이다.
이처럼 영림중에 전교조 조합원의 지원이 몰린 것은 전교조 교사가 많은 서울 남부교육지원청 관할지역(영등포, 구로, 금천구)에서도 특히 전교조 교사가 많은 곳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이 학교는 한국교총 소속 교사는 9명인 반면에 전교조 소속 교사는 21명으로 전체 평교사의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