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주장 ‘한만호-한명숙 3차례 돈거래’ 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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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월 13일 03시 00분


청탁때마다 3억씩 줬다는데…

검찰은 한명숙 전 국무총리의 9억 원 수수 의혹 사건 공판에서 한 전 총리가 한만호 전 한신건영 대표로부터 3차례에 걸쳐 돈을 받았다는 시점이 모두 두 사람 사이에 사업 관련 청탁이 이루어진 때와 일치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공여자인 한 씨의 진술이 두 차례나 바뀌었다. 또 한 씨와 다른 증인들의 진술이 검찰의 주장과 일부 일치하지 않는 부분도 나타나고 있다.

검찰의 공소사실에 따르면 한 씨가 한 전 총리에게 처음 돈을 건넸다는 시점은 2007년 3월 30일이다. 검찰은 하루 전인 3월 29일 한 씨가 한 전 총리의 측근인 김문숙 씨를 통해 프라임그룹 백종헌 회장을 만났으며, 이 자리에서 프라임그룹이 추진하던 한류우드 사업에 참여하도록 해달라는 청탁을 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한 전 총리는 2006년 12월 20일 총리공관 만찬에 한 씨와 백 회장을 초청해 두 사람을 소개해준 적이 있다. 한 씨는 백 회장과 만난 직후 어음을 할인하는 등 급하게 돈을 마련해 3억 원을 한 전 총리에게 전달했다고 검찰은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20일 2차 공판에서 한 씨는 “김 씨에게 백 회장의 연락처를 물어 만난 적은 있으나 사업 관련 얘기는 없었다”고 진술했다. 백 회장을 만나기 전 회사 직원을 시켜 한류우드 테마파크 사업에 대해 조사했는데 참여하지 않는 게 낫다고 판단해 얘기를 꺼내지 않았다는 것이다.

2007년 4월 30일 한 씨가 한 전 총리에게 두 번째로 현금과 달러 등 3억여 원을 건넨 것은 한 씨가 한 전 총리에게 100억 원 규모의 경기 파주시 H교회 신축공사 수주를 도와달라고 부탁한 일과 연관이 있다는 게 검찰의 시각이다. 한 전 총리는 H교회 류모 목사를 만나 식사를 했고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는 한 씨가 대기하고 있었다고 한다. 한 전 총리가 교회 신축공사 수주를 돕기 위해 류 목사를 한 씨에게 소개하려 했던 것 아니냐는 주장이다. 그러나 한 씨와 류 목사의 만남은 성사되지 않았다. 한 씨는 2차 공판에서 “‘한 전 총리가 류 목사와 식사를 하니 어떤 얘기가 나오면 알려주겠다’는 김 씨의 말을 ‘식사자리에 부를 테니 대기하고 있으라’고 오해했다”고 진술했다.

검찰은 한 씨가 2007년 8월 28일 한 전 총리에게 세 번째로 3억여 원을 건넸다는 부분은 유홍준 당시 문화재청장과 H교회 장로 김모 씨와의 만남을 주선해준 것과 관련이 있다고 보고 있다. H교회 신축 예정 용지에서 구석기시대 문화재가 발굴돼 공사에 차질이 예상되자 한 전 총리가 유 청장에게 부탁해 문화재 지표조사를 면제받을 수 있도록 도와줬고, 이는 한 전 총리와 한 씨가 매우 가까운 사이였음을 보여주는 정황증거라는 것이다. H교회 장로 김 씨는 4차 공판에서 이 부분을 자세히 진술했는데, 한 전 총리의 변호인들은 “김 씨의 증언은 공소사실과 아무 관계없는 내용”이라고 반박했다.

전성철 기자 dawn@donga.com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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