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판때마다 바뀌는 ‘한만호 입’… 검찰에 약? 독?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월 13일 03시 00분


검찰, 한씨 거짓말 입증 선방… 재판부, 검찰진술 불신땐 ‘독’

한명숙 전 국무총리의 9억 원 수수 의혹 사건 1심 4차 공판에서 한만호 전 한신건영 대표가 또다시 돈의 행방에 대해 진술을 바꿈에 따라 한 전 총리의 유무죄 판단에 중요한 가늠자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검찰은 한 씨의 법정 진술이 공판 때마다 흔들리고 있는 것은 “법정에서 억지로 검찰 진술을 부인하려다 거짓말이 탄로 날까 봐 말을 다시 바꾼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검찰 안팎에서는 “한 씨의 진술이 계속 뒤바뀌는 것이 검찰에 약이 될 수도, 독이 될 수도 있다”는 시각도 있다. 이는 한 전 총리에게도 마찬가지다.

한 씨의 진술은 ‘한 전 총리에게 돈을 건넸다’(검찰)→‘한 전 총리에게 돈을 주지 않았고, 5억 원은 한신건영 전 부사장 박모 씨와 H교회 장로 김모 씨에게 교회 신축공사 수주 성과급으로 줬다’(2차 공판)→‘5억 원은 공사 수주 로비자금이며 박 씨와 김 씨는 전달자일 뿐 종착역은 따로 있다’(4차 공판)로 바뀌어 왔다.

이런 진술 변화가 계속될 경우 재판부로서는 한 씨의 법정 진술뿐 아니라 검찰에서의 진술까지 통째로 믿을 수 없다고 판단할 수도 있다.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검찰이 한 씨의 법정 진술을 ‘탄핵’하는 ‘1라운드’ 전투에서 어느 정도 선방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검찰 진술의 신빙성을 입증하는 ‘2라운드’ 전투는 더 어려울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4차 공판은 11일 오전 10시부터 12일 오전 3시 10분까지 17시간 10분이 걸렸다. 2007년 론스타의 외환은행 주가조작 의혹 사건에서 존 그레이켄 론스타 회장의 통역 등의 문제로 18시간이 걸렸던 때를 빼면 가장 오랜 시간이 걸린 공판이었다.

최창봉 기자 cer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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