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남의 돈으로 물건 사고 잔돈 챙긴 ‘기막힌 사기범’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월 13일 03시 00분


콘서트표 판매 속여 MP3 산 계좌 알려주고 입금된 30만원 실수 가장 잔돈 27만원 받아

이모 씨(31)는 지난해 12월 중순 한 인터넷 사이트 게시판에서 인기그룹 ‘비스트’의 콘서트 표를 사기위해 입금했다. 한 게시자가 티켓을 판다며 올려놓은 글을 보고 게시자가 올린 계좌번호로 30만 원을 보낸 것. 하지만 콘서트 티켓은 오지 않았다. 사기임을 직감한 이 씨는 경찰에 계좌번호를 신고했다. 하지만 계좌번호의 주인인 강모 씨(26)는 “게시판에서 내가 판매하려 한 것은 MP3플레이어이지 콘서트 표가 아니다”라고 항변했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이 씨에게 콘서트 티켓을 팔겠다고 속이고 30만 원을 가로챈 20대 중반의 남성 A 씨를 추적하고 있다고 12일 밝혔다. 남의 돈으로 물건을 사고 잔돈까지 챙긴 A 씨의 사기 수법은 기발했다. 그는 이 씨가 표를 사겠다고 하자 자신의 계좌번호 대신 같은 게시판에 “MP3플레이어를 3만 원에 팔겠다”고 글을 올린 강 씨 계좌번호를 알려줬다. 이 씨가 강 씨 계좌에 돈을 넣은 것을 확인한 A 씨는 이번엔 강 씨에게 연락해 “3만 원을 보내야 하는데 실수로 30만 원을 보냈으니 27만 원을 돌려 달라”고 했다. 이에 강 씨는 A 씨에게 27만 원을 보냈다. 결국 A 씨는 3만 원짜리 MP3플레이어를 차지하고, 잔돈 27만 원까지 챙겼다. 경찰은 “이제는 별 인터넷 사기 수법까지 다 나온다”며 “비슷한 피해를 막기 위해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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