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보린 사리돈 등 유명 해열진통제가 1년 내 제약사 스스로 안전성을 입증하지 못하면 퇴출될 위기에 놓였다. 이들은 이소프로필안티피린 성분을 함유하고 있으며 그동안 두드러기 피부발진 의식장애 빈혈 등 부작용이 있다는 논란이 있었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내년 3월까지 이소프로필안티피린 성분 해열진통제를 생산하는 기업은 안전성을 입증하는 자료를 제출해야 한다”며 “입증 자료를 제출하지 못하면 판매를 중단시킬 것”이라고 12일 밝혔다.
안전성을 입증하는 약물 역학조사는 약물 복용자를 사후 추적해 부작용을 조사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식약청은 이소프로필안티피린 성분을 제거한 뒤 제품을 출시하거나 시판 허가를 취하할 경우 약물 역학조사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현재 허가된 이소프로필안티피린 성분 진통제 제품 27개 중 게보린(삼진제약)이 매출 140억 원(2009년 기준)으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사리돈(바이엘코리아)이 56억 원으로 뒤를 잇는다. 약물 역학조사 비용인 10억 원보다 판매량이 적은 기업은 스스로 시장에서 철수할 것으로 보인다. 처음 부작용 논란에 휩싸였던 펜잘의 경우 이소프로필안티피린을 제거한 뒤 펜잘큐로 재출시했다.
이소프리필안티피린은 2008년 국내에서도 부작용 논란이 제기됐고 식약청은 2009년 3월부터 ‘원칙적으로 단기 복용, 15세 미만 사용금지’라는 안전조치를 취했다. 지난해 7월에는 학생들이 게보린을 조퇴하기 위한 ‘꾀병약’으로 과다 복용하는 경우가 많아 문제가 됐다.
보건의료단체인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는 “식약청이 해당 기업의 자체 검증이 아니라 제3의 기관이나 독립성을 담보할 수 있는 기관에 연구를 맡겼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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