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새 닭-오리 75만마리 매몰 최악 재앙 현실화
전남도 방제 인력-장비 크게 모자라 확산 차단 비상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로 전남 양계산업이 초토화될 위기에 놓였다. 일주일 사이에 75만 마리 이상의 닭과 오리가 땅속에 파묻혀 사상 최악의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영하의 강추위가 이어지면서 AI가 확산될 조짐이지만 인력과 장비는 턱없이 부족해 신속한 방제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 사상 최악 피해 우려
전남도는 12일 오전 11시 현재 AI 신고건수는 27건으로 이 중 영암 7곳, 나주 5곳 등 12곳이 고병원성 AI 확진을 받았고 3곳은 음성 판정을, 나머지 10곳은 정밀검사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전남도는 AI 확산을 막기 위해 영암과 나주지역 발생 농가를 중심으로 반경 3km 이내에서 사육 중인 가금류를 매몰 처분하고 있다. 현재까지 매몰한 닭과 오리는 75만7000마리다. 이날 58만4000마리를 매몰한 데 이어 앞으로 142만 마리를 추가로 파묻을 방침이다. 도내 전체 닭과 오리 3759만 마리 가운데 7.2% 정도가 매몰 처분되는 셈이다.
피해액도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으로 보인다. 정부보상금이 시가로 책정되는 만큼 현재 마리당 오리 시가가 8700원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산술적으로만 237억 원을 넘는다. 전남도는 2003년과 2008년 AI로 각각 22만2000마리와 74만3000마리를 매몰할 당시 보상금으로 각각 8억5000만원, 69억 원을 해당 농가에 지급했다. 여기에 생계안정자금. 오리 입식 보조금 등을 포함하면 정부 부담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 인력 부족으로 확산 비상
전남도내에 설치된 구제역과 AI 방역초소는 도 경계 30곳, 시군 경계 50곳, 읍면 마을 146곳 등 226곳이다. 초소에서는 시군 방역담당 공무원 422명과 축협직원 27명, 축산단체 47명, 민간인 481명 등 977명이 동원돼 2인 1조로 하루 2∼4교대 근무를 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구제역과 AI에 동일하게 적용되는 소독약품을 사용하기 때문에 방역초소가 함께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최근 AI 신고가 잇따르면서 AI 발생지역을 중심으로 방역초소 45곳이 별도로 설치돼 인력과 장비가 크게 부족한 실정이다. 전남도와 해당 자치단체는 경찰과 군 병력을 요청했으나 이날 현재 군인은 20명, 경찰 25명이 동원된 것으로 나타났다. 2008년 AI가 발생했을 때 군부대 병력이 대거 투입돼 출입통제 업무를 담당했던 것과는 대조를 보이고 있다. 권두석 전남도 동물방역담당은 “AI가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공무원만으로는 방역 대응이 어려워 새마을운동본부 등에 인력 지원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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