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경북대 수의대 학생들 구제역 백신 접종 팔걷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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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월 13일 03시 00분


“축산농가 얼굴에 하루빨리 웃음을”

《“구제역 때문에 축산농가들이 얼마나 어려움을 겪는지 느낄 수 있었습니다. 구제역이 하루빨리 끝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도우려고 합니다.” 경북대 수의대 장재민 씨(29·본과 4년)는 12일 경북 예천군에서 한우에 구제역 백신 접종을 하다 이렇게 말했다. 그는 “현장에 와보니 수의학을 공부하는 대학생으로서 정말 안타까운 마음”이라고 했다.》

경북대 수의대 학생들이 경북 영천시의 한우사육농가에서 구제역 백신 접종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 영천시
경북대 수의대 학생들이 경북 영천시의 한우사육농가에서 구제역 백신 접종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 영천시
구제역 백신 접종을 할 수 있는 인력이 부족해지면서 경북대 수의대 학생들의 참여가 축산농가에 큰 힘이 되고 있다. 방학 중인 학생 30여 명은 전국 곳곳에 흩어져 있다 최근 학교의 비상연락을 받고 모여 방역 현장에 투입됐다.

경북 영천시는 백신 처방 대상인 2200여 농가의 한우 4만7000여 마리에 대한 백신 접종을 일주일 만에 마무리했다. 경북대 수의대 학생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어려운 형편이었다. 백신 접종은 주사를 놓는 1명과 이를 보조하는 공무원 2명 등 3명이 한 조로 편성된다. 영천의 경우 30개조 편성에 수의사 등 자체 주사 인력은 8명에 불과했다. 나머지 22명은 경북대 학생들이 맡은 것이다.

학생들은 영천에서 숙식을 하면서 추위는 아랑곳하지 않고 오전 8시부터 오후 10시까지 농가를 찾아다니며 백신 접종을 해냈다. 영천시 이정희 축산담당은 “500kg이 넘는 소가 날뛰다시피 하는 상황에서 주사를 놓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며 “소에게 밟히고 부딪치면서도 끈기 있게 접종을 했다”고 말했다. 김영석 영천시장도 현장을 찾아 학생들을 격려하고 경북대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

수의대 학생들은 영천에 이어 12일부터 예천 지역에서 일주일가량 머물며 백신 접종을 할 계획이다. 이날 예천에는 경북대 수의대 이근우 학장과 오태호, 정규식 교수 등도 참여했다. 이 학장은 “국가적 재난이 된 구제역 방역에 수의학을 공부하고 연구하는 사람들이 적극 나서서 고통을 함께 나누는 것은 당연하다”며 “구제역이 끝날 때까지 어디라도 찾아가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경북대 수의대는 1953년 학과를 개설한 이후 1988년 단과대로 승격했다. 1998년부터 6년제로 전환돼 전문성을 높이고 있다.

한편 경북대는 신입생과 재학생 가운데 구제역으로 피해를 본 농가를 돕는 뜻에서 해당 농가 자녀에게 올해 1학기 특별장학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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