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권 번영시대Ⅰ]물류·관광·출퇴근 씽씽! 꿈의 동남권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월 14일 03시 00분


지난해 12월 14일 개통된 거가대교 야경. 동남권 공동 번영 시대의 드림로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사진 제공 부산시
지난해 12월 14일 개통된 거가대교 야경. 동남권 공동 번영 시대의 드림로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사진 제공 부산시
경남 거제시 대우조선해양에 근무하는 엔지니어 김기민 씨(46). 결혼 16년 만에 ‘주말부부’ 신세를 면했다. 맞벌이를 하는 부인 이모 씨(46) 직장이 부산이라 집은 부산에 두고 거제에서 생활했다. 그러나 거가대교가 개통되면서 출퇴근으로 생활패턴이 달라졌다. 김 씨는 “야근이나 비상근무 때는 회사 숙소에서 보내지만 평소에는 집까지 1시간이면 갈 수 있어 생활이 훨씬 자유로워졌다”고 말했다. 거가대교 개통 전 주말 체증까지 감안해 3, 4시간 걸렸던 거리가 엄청나게 짧아졌다.

거제시 하청에서 대구요리 음식점을 하는 박모 씨(56)는 요즘 신바람이 났다. 주말이면 ‘거가대교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기 때문. 평소 주말에는 하루 100만 원 정도를 벌었으나 최근에는 매상이 5배가량으로 대폭 늘었다. 거제에선 겨울 별미인 대구탕을 먹기 위해 식당 앞에 줄을 선 진풍경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평소 300명 정도에 불과했던 김영삼 전 대통령 생가와 기록전시관, 거제도포로수용소 등 주요 관광지에는 주말이면 5000명 내외의 관광객이 몰리고 있다.

6일 오전 1시 부산 강서구 성북동과 경남 창원시 진해구 용원동에 걸쳐 있는 부산신항만 PNC터미널. 중국 칭다오(靑島)에서 출항한 10만7000t급 초대형 컨테이너선 스위스 MSC 선사 소속 MSC ROMA’호가 도착했다. 길이 336.7m에 달하는 배에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9178개가 실려 있었다. 칼바람이 살을 에는 추위에도 아랑곳 않고 크레인기사, 신호수, 검수자, 야드 트랙터 기사 등 73명이 야간작업에 비지땀을 흘렸다. 높이 75.5m, 넓이 42.7m의 육중한 갠트리 크레인 4대는 쉴 새 없이 움직였다. 18시간 동안 처리한 컨테이너는 수입 280개, 수출 1196개, 환적화물 1632개 등 총 3108개. ROMA호는 이날 오후 7시 다시 중국 상하이(上海)로 출항했다. PNC터미널은 한국에서 단일 부두로는 가장 긴 안벽길이 2km에 달하는 컨테이너 전용부두. 5만 t급 컨테이너선 6척이 동시 접안이 가능하다. 부산신항에는 이만한 규모의 부두가 5개 더 있다.

부산 울산 경남, 꿈의 동남권이 새롭게 도약하고 있다. 거가대교가 뚫리고 KTX고속철 2단계가 개통한 지 한 달. 이 지역 변화는 예상을 뛰어넘는다. 유통과 물류혁명은 물론이고 서부산과 경남 거제지역 주민의 삶도 엄청나게 달라졌다. 이제 하늘 길과 바닷길, 육로로 사통팔달 열린 동남권이 세계를 향해 비상하고 있다.

거가대교는 동남권 경제권을 잇는 ‘드림로드’다. 부산∼거제 통행차량 기름값 절감액만 한해 1600억 원에 달한다. 연간 4000억 원의 물류비용이 줄어드는 동반성장의 축이다. 부산과 거제·통영을 아우르는 시너지 효과는 가늠하기 힘들 정도다. KTX 완전개통은 속도·거리혁명을 일으켰다. 부산에서 울산까지는 16분, 경주까지는 23분, 대구까지는 38분이면 충분하다. 생활·경제권을 한데 묶는 ‘KTX효과’가 현실화 하고 있다. 지난해 착공된 부산외곽순환도로와 해안순환도로망, 3월 개통 예정인 부산∼김해 무인경전철은 동남권 경제동맥으로 자맥질을 준비하고 있다.

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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