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날씨/1월 14일]다 내주고 텅 빈 겨울 들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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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월 14일 03시 00분


음력 섣달열하루. 우물우물 되새김질 외양간의 늙은 소 한 마리. 여물통 주변에 까치들 촐싹거려도 거들떠보지 않는다. 물기 젖은 왕방울 눈. 물끄러미 빈들을 본다. 가진 것 다 내줘 텅 빈 겨울들판. 뭐든 더 가져가라며, 넉장거리로 누워 있는 빈 들판. 그 논바닥에서 집요하게 낟알을 찾는 참새들. “얼마 남지 않은 삶, 더 주고 갈 게 없을까?” 문득 빙그레 소 웃음 짓는 늙은 와불(臥佛).

김화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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